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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이럴 수가…설 명절 'PC방 폐인'

입력 : 2014-02-03 09:25:38 수정 : 2014-02-03 09: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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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사회생활 불가능
마약같이 중독 심해 금단현상도

'명절이라고 특별한 거 있나요. 게임이나 해야지'

2일 오후 설연휴 마지막 날인 강원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한 PC방에는 썰렁한 거리와 대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특히 주말로 이어진 4일간의 설 연휴기간 내내 PC방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PC방 폐인'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설 연휴에도 밤낮을 잊은 채 게임을 하며 한켠에 마련된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운다.

PC방 업주에 따르면 이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종일 게임을 하는 수준으로 직장이나 가정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해 보였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서 인터넷 중독자 수는 220만여 명으로 강원도 총인구(154만명)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중독자들의 인터넷 주 사용내용은 온라인게임이 61.3%로 가장 많았다.

설날 당일 하루만 차례를 지내러 집에 다녀왔다는 이모(32·석사동)씨는 하루 평균 PC방 이용시간이 10시간 이상으로 VIP 고객으로 등록된 지 오래다.

이씨는 명절을 왜 가족·친지들과 보내지 않느냐는 질문에 "친척들이 취직이나 결혼 등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싫다"며 "취직도 해보고 여자 친구도 만나봤지만 게임을 하는 게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PC방비가 부담될 때는 집에서도 게임을 하려고 시도해봤지만 부모님 눈치로 결국 PC방을 찾게 됐다"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후 이씨의 친구들이 PC방을 찾았다. 그들은 새해 덕담도 잊은 채 어느새 게임속 캐릭터로 만나 대화하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타지로 취직을 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는 안모(32·대전시)씨는 "올해도 이렇게 PC방에서 모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앞에 닥친 직장, 결혼 등의 얘기는 서로 상처를 줄 수 있어서 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친구들 스스로 본인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을 이겨내고 싶어 하지만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PC방 알바생 최모(22·여·효자동)씨는 "알바 입장으로 손님에게 할말은 없지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보기 좋지는 않다"며 "설 연휴에는 집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사)한국인터넷게임중독예방치료협회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PC게임)은 중독성이 강하고 치료가 어려운 상황으로 성인들의 게임중독이 청소년들보다 심각하며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또 술이나 담배, 마약류처럼 내성이 생기고 금단현상까지 발생한다.

이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사회부적응, 현실 불만족·도피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더불어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현오 협회 사무총장은 "게임중독의 심각성은 국가적 경제손실도 따르지만 범죄와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 바란다"며 "특히 군대 제대 직후, 회사 실직 등 시간적 여유가 생겼을 때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회에서 계류중인 게임중독법이 이달 국회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어서 관련업계와 게임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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