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자살하려던 30대男, 6년 동안 거주한 고시원에서…

입력 : 수정 :

인쇄 메일 url 공유 - +

보증금 없이 월 30~40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고시원은 더 이상 고시생들의 '공부를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고시원에서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제는 '고시텔', '원룸텔' 등 명칭이 더 익숙해졌다.

고시원은 수험생이나 젊은 직장인 뿐만 아니라 갈 곳 없는 노인이나 장애인, 저임금·불안정 노동자 등 도시 빈곤층에게도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다.

지난해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12년 5월 기준 서울 시내에서 영업 중인 고시원은 모두 5777개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고시원이 3434개였던 것에 비하면 약 4년 동안 68.2%나 증가한 것이다.

갈 곳 없는 이들이 숨어 든 고시원에는 '방화', '성추행', '강도' 등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강모씨(38)는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일정한 직업이 없다보니 강씨는 어머니와 다투는 일이 잦아지자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주유소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부산의 한 고시원에 거주했다.

강씨는 학자금대출 연체고지서 등이 고시원으로 날아오자 빚을 독촉하는 이들이 찾아올까 두려워 6년 동안 머물렀던 거주지를 근처 다른 고시원으로 옮겨야 했다.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직장 하나 구하지 못한 강씨는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처지를 비관하여 지난해 3월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부산의 해운대 고층아파트 일대를 돌아다녔으나 차마 무서워 뛰어내리지 못하고 자신이 과거 6년 동안 거주했던 고시원으로 몰래 숨어들었다.

그 곳에서 강씨는 생활비도 떨어진 상황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고시원에 불을 질렀다.

강씨의 방화로 침대 매트리스와 옷가지 등이 불에 탔지만 불길이 건물에 옮겨 붙기 전에 강씨가 직접 경찰에 신고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및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강씨의 범행이 고시원 입실자 대부분 방에 머물고 있는 이른 아침 시간에 발생한 것으로 만약 불이 고시원 전체로 번졌다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씨가 고시원에 대한 불만이나 다른 입실자들을 해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려다 저지른 시도로 방화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공동주택에서 이웃 간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 되는 '층간소음' 문제도 고시원에서 예외일 수 없다.

경기도 안양의 한 고시원에서 거주하던 김모(20)씨는 지난해 1월18일 새벽 자신의 방 안에서 친구와 30분 동안 전화통화를 하다가 옆방 이웃 이모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평소 김씨가 자신의 방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오거나 큰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는 데 불만을 품고 있던 이씨는 김씨를 복도로 불러내 욕설을 하며 슬리퍼로 머리를 때렸다.

그러자 김씨는 분노하며 주방에서 가져 온 흉기를 이씨에게 수차례 찔렀고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서는 우발적인 범행이고 아직 어린 학생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지만 서울고법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보안 장치가 허술하다 보니 다른 사람이 거주하는 방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거나 강제추행하는 사건도 빈번히 일어난다.

서울 중구의 한 고시원에서 거주하던 유모씨(27)는 지난해 12월 옆방에 몰래 들어가 지갑 속에서 40만원 상당을 훔쳐왔다.

유씨에게는 절도죄와 주거침입죄가 적용됐고 법원은 징역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은 유씨가 이전에도 두차례 절도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인천의 한 고시원에서 거주하던 박모씨(50)는 이른 새벽 같은 층에 거주하던 여성의 방 앞을 지나가던 중 출입문을 열어 놓고 잠든 것을 발견하고 들어가 강제추행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박씨에게 준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광주의 한 고시원에서 거주하던 또다른 박모씨(34)도 아래층에 사는 여성이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는 것을 보고 창문을 열어 손으로 엉덩이를 만진 혐의(강제추행·주거침입)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뉴스1>


오피니언

포토

문채원, 드레스 입고 환한 미소
  • 문채원, 드레스 입고 환한 미소
  • 제니, 직각 어깨 드러낸 파격 드레스 룩
  • 장원영
  • 이영애, 스포티한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