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인터뷰] 정우 "쓰레기, 부담보다 설렘…누가 했어도 떴다"

입력 : 2014-01-29 13:29:16 수정 : 2014-01-29 14:52:23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된 촬영이었지만 즐거웠어요. 종영 후에도 큰사랑 주셔서 추억을 선물 받았어요."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를 성공리에 마친 배우 정우의 얼굴에는 행복한 기운이 가득했다. 극중 무심하지만 속 깊은 의대생 '쓰레기' 역을 맡아 로맨티스트 면모를 보여준 정우는 '응사'를 통해 재발견이라는 소득을 얻었다.. 

"캐릭터 자체가 재밌고 흥미로웠어요. 궁금하고, 반전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에 끌렸죠. 전작 '응답하라 1997'이 워낙 사랑받은 작품이다 보니 그 팀이 또 다른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설렘이었어요. 부담감 없이 제작진을 믿고 작품에 들어갔죠. 물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진 작품이다 보니 작품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사실 없진 않았어요. 잘될 거라는 확신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초반 작품에 임했어요." 

'응사' 신원호 PD는 정우의 실제 성장이야기가 투영된 영화 '바람'을 보고 일찌감치 정우를 점찍었다. 신 PD는 정우와의 첫 만남에서 어떤 주문을 했을까. 

"감독님과 첫 미팅 때 제게 한 마디 말씀도 안하셨어요. 그저 간단히 얼굴 보고 대본 리딩하는 정도의 가벼운 만남이었어요. 농담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은 기억도 나고요. 쓰레기 캐릭터는 제작진이 만들어주신 거예요. 그걸 어색하지 않게 그려낼 수 있었던 건 배우들과의 합이 잘 맞아서 가능했어요. 이 작품은 제가 아니더라도 될 작품이었고, 그만큼 저한테 행운이 따른 작품이었던 거죠." 

극중 정우는 어릴 적부터 친동생처럼 자라온 나정(고아라 분)과 연인으로 발전한다.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무심한 듯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쓰레기는 여심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고아라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정우는 "아라와의 호흡이 즐거웠다"면서도 "맞는 장면에선 많이 아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라와 호흡은 너무 즐거웠어요. 초반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차를 거듭하면서 즐거움도 배가됐죠. 그런데 아라와 치고받는 '폭행' 장면은 힘들었어요.(웃음) 코미디를 가장한 폭행을 받아내기엔 나정의 파워가 너무 강했거든요. 그런데 나정이가 너무 미안해해서 '미안해하지 말고 살살 때려라'고 했죠. 몇 번의 NG 끝에 그 장면을 끝내고 몸 곳곳에 멍 자국, 긁힌 자국이 생겼더라고요. 나정이 미안해할까봐 집에서 상처 부위에 연고를 바르며 아픔을 달랬죠."

나정의 남편 찾기가 궁금증을 자극했던 건 남편 후보로 쓰레기 외에 칠봉(유연석 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정을 사이에 두고 쓰레기와 삼각관계에 놓인 칠봉을 향한 시청자의 지지는 정우를 은근히 긴장시켰을 법하다. 유연석을 향한 솔직한 속내가 궁금했다. 자신도 모르게 견제나 경쟁의식이 샘솟지는 않았을까. 

"사실 과열현상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어요. 칠봉이를 좋아하는 팬이나 쓰레기, 해태, 삼천포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 나정과 도희 팬들까지 모두 '응답하라'를 사랑해주는 분들이잖아요. 시청자들이 그 누구를 좋아해도 기분 좋은 일이죠." 

'응사'는 나정의 남편이 쓰레기라는 결말로 끝났다. 칠봉은 또 다른 인연과 결혼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정우는 결말에 대해 "마지막까지 정말 헷갈렸고,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지막회를 찍기 3일 전 결말을 알았어요. 그 전까지는 정말 헷갈렸죠. 결말에 대한 만족도는 시청자의 몫이에요. 저는 2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만족스럽지 않은 장면이 없었어요."
  

영화 '7인의 새벽(2001)'으로 데뷔한 정우는 다수 작품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대중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까지는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긴 무명생활은 정우를 더욱 견고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만들었다.  

"햇수로 14년째 연기해오며 주변의 휩쓸림에 동요됐다면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을 거예요. 지금껏 해온 대로 큰 기대를 안 하려고 해요.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면 이후는 대중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간 경험에 비춰 상상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앞서서 계획하지 않으려고요." 

'응사'는 그간 움츠렸던 가능성의 날개를 펴게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정우에게 소중한 작품이다. '응사'를 통해 대중 곁에 한 발짝 다가선 정우는 동요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들려줬다. 

"냉정하게 '응사'가 다른 드라마와 비교할 때 앞서나가는 인기가 분명히 있었어요. '응사'  전의 마음가짐을 그대로 가져가려고 해요. 단 상황이 조금 바뀌었으니 조금은 신중해져야겠죠. '응사'는 일생일대 추억의 한 부분으로 기억될 거예요. 차기작은 지금도 보고 있어요.  여러분이 주신 사랑만큼 좋은 작품, 좋은 연기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