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민장으로 치러 “할머니의 향기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26일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청에서 강서구민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강서구청 직원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황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오전 10시 운구 차량이 들어오자 장내가 숙연해졌다. 황 할머니의 양아들이자 상주인 강서구청 직원 김정환(49)씨를 시작으로 추모객의 헌화와 묵념이 이어졌다.
![]() |
28일 서울 강서구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의 영결식이 열려 조문객들이 헌화와 묵념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온 최혜정(51·여)씨는 “오는 길에 아들에게 위안부 문제와 일제강점기 이야기를 해줬다”며 “엄마로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얼마나 가슴 아픈 삶을 살았는지 알려주려고 아들과 꼭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오전 11시쯤 장지인 경기도 파주로 향했다. 시민들은 황 할머니가 영결식장을 떠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한동안 고개를 숙이며 명복을 빌었다. 일본 정부의 사죄를 끝내 듣지 못하고 9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황 할머니는 열세 살 때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간도지방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황 할머니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고 생활지원금을 모아 총 1억원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황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55명으로 줄었다.
박영준 기자, 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