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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양적완화 축소’ 세계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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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1-05 20:29:18 수정 : 2014-01-05 22: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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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자신감 붙은 美, 이달부터 돈줄죄기 본격화 “지표가 실망스러우면 한두 차례 건너뛸 수도 있고, 상황이 더 나아진다면 속도를 더 빨리 할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가 이달부터 축소된다. 장기국채와 모기지담보부채권(MBS) 매입 규모가 월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줄어든다. 장기 불황 속에 미국 경제에 활력을 준 유동성이 그만큼 축소된다는 뜻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미 경제가 연준 기대대로 지속적으로 성장할지는 불투명하다. 퇴임(1월31일)을 앞둔 마지막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말처럼 경기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의 출구전략이 양적완화 축소를 넘어 중단, 자산 매각 등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에 세계 경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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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충격보다 긍정적 반응

연준이 지난달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데 대한 시장 반응은 예상외로 호의적이다. 미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달 31일 72.37포인트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전년도 대비 다우지수는 26.5%, 나스닥 지수는 38.2% 올랐다. 5일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는 S&P500 지수 기준으로 6%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6%를 기록할 것으로 지난해 말 전망했다. 미국의 전반적인 금리 방향을 보여주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3%를 넘어섰다. 지난해 5월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을 계기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축소 결정 이후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은 그동안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업률이 6.5%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연준 발표가 시장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이상 지금의 0∼0.25% 금리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에서 앞으로 미국 물가 상승률이 점차 오르겠으나 장기 전망치인 2.0% 이내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적완화 규모가 단지 축소됐을 뿐 통화 긴축으로 전환한 게 아니며 경기부양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확인한 것이다. 추가적인 축소 계획에 대한 언급도 없어 연준이 매우 신중한 입장임을 보여줬다.

미국 경기가 양적완화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갈 길이 멀다. 양적완화 단계적 축소에 이어 중단, 매입자산 매각, 금리인상의 단계를 끝내야 한다.

◆경기회복 기대감 속 불확실성 여전

미국에서는 올해 일자리, 주식, 부동산 등 각종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다. 앞으로 경기 및 고용 상황 개선이 확인될 경우 연준이 채권 매입 규모를 더 줄일 수 있다. 세계 신흥국들은 달러화 유출에 따른 주식과 채권, 통화 가치 등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FOMC 회의는 28∼29일 열리지만 경기 전망이 발표되지 않고 의장 기자회견도 없다. 자산 매입 규모에 대한 추가적인 결정이 나오기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3월 18∼19일 재닛 옐런 새 의장이 주재하는 FOMC 회의에서나 향후 연준의 대응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건 사실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국가부채 한도 조정을 놓고 다시 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경기 회복은 주택시장 활성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데,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택가격의 버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1월 월평균 신규 일자리 창출 숫자는 18만9000개로 전년의 18만3000개에 비해 늘었으나 전문가들은 20만개 이상은 돼야 안정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자산매입 축소 규모가 크지 않아 미국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지만 MBS 매입 규모 축소로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상승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완전 회복하는 데에 10년가량 걸리고 미국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 연준이 ‘끝없는 양적완화’(Permanent QE)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했다가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시 양적완화에 나서고 다시 축소를 시도하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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