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북대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전북 완주군에 사는 정진아(4·여) 양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진아 양은 이날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들과 뛰놀다 갑자기 호흡 곤란과 통증을 호소했다.
소아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온 진아 양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입원 13일만인 지난달 28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진아 양과 아홉살 짜리 딸 등 두 딸을 키워온 진아 양의 부모는 억장이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진아 양의 부모는 이날 딸 아이의 짧은 생이지만 값진 의미를 주고 싶다며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진아 양의 아버지 정모(42)씨는 “우리 부부는 결혼 당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이미 수년전에 장기 기증에 서약한 상태”라며 “착한 딸도 다른 사람에게 새생명을 주고 떠나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 이식팀은 지난달 30일 뇌사판정위원회의 뇌사판정에 따라 진아양의 심장과 간장, 신장(좌·우)을 적출했다. 이날 간장과 신장 1개는 전북대병원에 입원중인 간경화 환자와 여자에게 각각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다른 장기들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으로 보내졌다. 네살박이 진아 양이 4명에게 새생명을 주고 짧은 삶을 마감한 것이다.
수술을 집도한 전북대병원 간담췌이식외과 유희철 교수는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슬픔을 이겨내고 딸의 장기기증에 동의해준 부모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현묵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