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KBS 연예대상’이 무리한 상 남발로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신동엽, 구하라, 서인국의 사회로 ‘2013 KBS 연예대상’이 열렸다.
이날 ‘개그콘서트’는 대상 김준호를 비롯해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남녀최우수상, 우수상, 신인상 등 무려 10관왕을 차지했다. 14년째 방송 중인 ‘개그콘서트’는 10% 후반대 시청률를 기록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수상 방식을 통해 상을 몰아주려는 의도가 엿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개그콘서트’에 집중된 수상은 ‘개그콘서트’ 중심의 코미디 부문과 쇼오락 부문으로 나뉘어 수상하는 방식 때문에 예상된 결과였다.
‘KBS 연예대상’은 올해 신설된 실험정신상, 모바일TV 인기상을 통해 각각 ‘인간의 조건’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상을 나눠주기도 했다. 특집 프로그램상과 최우수 아이디어상도 여러 프로그램에 상을 나눠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해 보였다.
김준호의 대상 수상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김준호는 2003년 박준형의 대상 수상 이후 10년 만에 '개그콘서트' 출신으로 대상을 받았다. ‘개그콘서트’ 최고참으로 ‘뿜엔터테인먼트’ ‘좀비프로젝트’ 등을 히트시키고, ‘인간의 조건’ ‘1박2일’에 출연한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유재석, 신동엽, 이영자, 강호동, 이경규 등 쟁쟁한 후보들에 견줘 활약도를 비교하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특히 KBS 대표 장수 예능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3’ MC 유재석은 올해에도 ‘KBS 연예대상’ 무관에 그쳤다. 후보들 가운데 ‘해피투게더3’의 새 코너인 ‘야간매점’의 인기를 이끈 유재석의 이름이 돋보였지만 대상은 KBS 공헌도가 높았던 김준호에게 돌아갔다. 8년 동안 ‘KBS 연예대상’ 수상에 번번이 실패한 유재석은 이번에도 대상과 인연이 없었다.
‘KBS 연예대상’은 많은 예능인이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이지만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예능인과 프로그램을 칭찬하는 한해 결산의 자리이기도 하다. 지나친 상 나눠주기와 개운치 않은 대상 수상 결과는 시청자와 함께하는 시상식의 의미와는 동떨어진 느낌을 주고 있다.
다음은 ‘2013KBS 연예대상’ 수상자(프로그램) 명단.
▲코미디 부문 여자 신인상=안소미 ▲코미디 부문 남자 신인상=이문재 ▲쇼오락 부문 신인상=씨스타 보라 ▲쇼오락 부문 남자 신인상=존박 ▲코미디 부문 작가상=‘개그콘서트’ 이상덕 ▲쇼오락 부문 작가상=‘연예가중계’ 이현숙 ▲라디오 DJ상=장윤주 ▲공로상=장병민 카메라감독 ▲특별상=강승원 음악감독 ▲최우수 아이디어상=‘개그콘서트’ 황해 ▲프로듀서 특별상=이휘재 ▲특집 프로그램상=‘가요무대’ 독일공연 ▲버라이어티 부문 최고엔터테이너상=최강창민, 추성훈 ▲정보·쇼·오락 부문=문희준, 김종국 ▲베스트 팀워크상=우리동네 예체능 ▲모바일TV 인기상=‘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실험정신상=인간의조건 ▲코미디 부문 여자 우수상=김민경 ▲코미디 부문 남자 우수상=유민상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김지민 ▲코미디 부문 남자 최우수상=김준현 ▲쇼오락 부문 여자 우수상=박은영 아나운서 ▲쇼오락 부문 남자 우수상=컬투 ▲쇼오락 부문 여자 최우수상=박미선 ▲쇼오락 부문 남자 최우수상=차태현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개그콘서트 ▲대상=김준호.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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