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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가 부르는 아빠의 첫사랑 이야기

입력 : 2013-12-16 09:43:31 수정 : 2013-12-16 09: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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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첫사랑 얘기를 담은 노래, ‘사랑일거야’를 함께 부르며 불통과 갈등을 극복한 가족 밴드 유스퀘어. 왼쪽부터 딸 유수현, 아들 유찬우, 아빠 유용창씨.
























40대 후반 아빠는 아주 오랜만에 기타를 다시 잡았다.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서다. 자녀의 성장은 불통과 갈등으로 이어졌다. 중학생 딸과는 특히 대화가 점점 어려워졌다. 보이지 않는 장벽이 부녀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다.

고민하던 아빠가 선택한 솔루션은 노래였다. 대학 시절 직접 만든 노래 목록을 뒤적였다. 그 중 ‘사랑일거야’를 골랐다. 자신의 첫사랑 느낌을 묘사한 노래다. “아빠도 너희들과 다르지 않다.” 노래를 통해 아빠는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아빠 첫사랑? 엄마가 첫사랑 아녔어?” 자녀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빠는 딸과 아들의 호기심을 반영해 노래를 편곡했다.

‘유스퀘어(U Square)’는 이렇게 탄생했다. 아빠 유용창(47·사업), 딸 수현(16), 아들 찬우(12)로 구성된 가족 밴드다. 수현은 메인 보컬, 찬우는 랩, 아빠 유씨는 반주와 보컬을 맡았다. 데뷰곡 ‘사랑일거야’는 유튜브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 내친 김에 제대로 음원을 만들어 몇몇 음원사이트에 올렸고, 유명 엔터테인먼트사, 모 방송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이 오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 벌인 일인데 판이 좀 커진 것이다.

그래도 무엇보다 큰 성과는 소통과 공감이었다. 노래를 함께 부르고 음원을 만드는 공동작업을 거치면서 이들의 관계는 달라졌다. “고리타분한 말씀을 자주 하시니 우리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빠가 만든 노래를 부르다보니 아빠도 이렇게 유치하고 소년 같은 감성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지요. 신기하기도 하고 동질감이랄까 이런 느낌을 갖게 됐어요.” 수현양은 “흰머리가 늘어가는 아빠가 왜 어울리지 않게 스키니진에 슬림핏 셔츠를 입고 싶어하는지도 알게 되었다”며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빠께 스키니진과 슬림핏 셔츠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빠에게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찬우군도 “가수 존 박이 저희 친척 형인데 다음에는 우리 노래에 피처링(참여)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향후 활동에 의욕을 나타냈다. 유씨는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아이들이 아빠 첫사랑 얘기에 관심을 갖더니 나중엔 적극적으로 참여하더라”며 “소통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노래로 사춘기 자녀와의 세대간 장벽을 허문 그는 요즘 주변에 자신있게 말한다. “크든 작든 가족 구성원간 공동 목표를 만들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간을 함께 하라”고. 그 게 노래가 됐든, 미술이든, 등산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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