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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첫사랑이 전설의 대도?

입력 : 2013-12-05 22:03:50 수정 : 2013-12-06 1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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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미’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해 극장을 찾는 연인들을 노리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여기저기 걸린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캐치미’도 그중 하나다. 풀기 어려운 갈등도, 긴박한 상황도 없다.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은 다디단 사랑을 나누고, 조연들은 곳곳에서 재미난 장면을 만들어낸다.

조직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 프로파일러 이호태(주원) 경위는 우연히 뺑소니 차량의 주인을 찾던 중 10년 전 ‘이숙자’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던 첫사랑 윤진숙(김아중)을 만나게 된다.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사랑을 키워나가던 이호태는 단순히 뺑소니범인 줄만 알았던 윤진숙이 사실 이조백자,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을 완벽한 수법으로 훔친 ‘전설의 대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소 ‘범인은 괴물이다’, ‘범인을 잡을 때는 감정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을 지녔던 이호태는 사랑 때문에 수배가 내려진 윤진숙을 숨겨 주고 도피를 돕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다.

‘캐치미’는 싱싱한 재료들을 준비해놓고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다. 남녀 주인공은 개성 넘치는 직업이 있지만, 영화는 그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이호태는 영화 초반 프로파일러로서의 가치관을 대사로 구구절절 풀어내는 것에 그칠 뿐, 이후 어떤 직업적 특징도 보여주지 않는다. 굳이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설정한 이유를 영화 내내 찾아보기는 힘들다. 윤진숙도 마찬가지다. ‘전설의 대도’인 그녀는 영화 초반 이호태에게 순순히 잡힌다. ‘캐치미’라는 제목이 무색해질 정도다.

영화 ‘캐치미’에서 각각 전문 프로파일러와 ‘전설의 대도’를 연기한 배우 주원과 김아중은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제 몫을 해낸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미덕을 완벽하게 구현하지도 못한다. 감칠맛 나는 조연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칫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조연들의 몫이다. ‘캐치미’에도 이 역할을 하는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결벽증을 앓고 있는 옆집 남자(차태현), 윤진숙이 훔친 물품을 처리해주는 장물아비(박철민), 이호태의 라이벌인 오경위(백도빈), 이호태의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동료 경찰 등. 그러나 특별히 인상적이진 않다. 차태현이 연기한 옆집 남자는 영화의 전체 흐름과 동떨어져, 억지로 영화 속에 우겨 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캐치미’를 즐길 만한 장르 영화로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주연을 맡은 배우 주원과 김아중이 지닌 매력이다. 주원은 준수한 연기력으로 순수하면서도 코믹한 이호태를 표현해낸다. 특히 노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열창하는 장면에서는 뮤지컬 배우 주원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김아중도 제 역할을 100% 해낸다.

새로운 도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귀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윤진숙을 제 옷 입은 듯 연기한다.

연출을 맡은 이현종 감독은 ‘대한민국 영상대전’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고 2002년 영화 ‘묻지마 패밀리’로 데뷔했다. 세 가지 이야기를 다룬 옴니버스 코미디 ‘묻지마 패밀리’에서 ‘교회누나’ 편을 연출한 이 감독은 2006년 영화 ‘태양의 이면’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캐치미’는 이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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