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얼마 전 일본에서 영화 내용과 매우 유사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며 화제가 됐으며, 자신의 아이가 산부인과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 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칸영화제 외에도 산세바스티안영화제, 밴쿠버영화제, 상파울루영화제의 관객상을 휩쓸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 영화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에서 비슷한 사건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60년 전 도쿄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한 남자가 자신보다 13초 뒤에 태어난 다른 아기와 부모가 뒤바뀌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본래 가정은 부유한 집안이었지만 바뀐 가정의 부모는 생활보호 대상자일 정도로 가난했다. 이 남성은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전선을 전전하며 60년간 고달픈 삶을 살아야 했고, 지난해 1월 부유한 집안의 동생들이 외모가 너무 다른 큰 형을 이상하게 생각해 유전자검사를 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이 뒤바뀐 인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당 사건이 보도되자마자 일본 열도는 들끓었다. 더불어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또한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히로카즈 감독은 실제 자신이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후 겪은 감정과 고민들을 이 작품에 녹여냈다고. 영화 촬영, 해외영화제 참석 등으로 집을 떠나있는 시간이 많아 어린 딸과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기 힘들었던 그가 자신을 낯선 사람처럼 대하는 딸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핏줄과 시간, 두 가지 중에 어떤 것이 부모와 자식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인가 고민하게 됐다.
1960년대 베이비붐이 일던 일본에서 실제로 아이가 바뀐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에 감독은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뒤바뀐 사건의 재판 자료라든지 소설을 참고로 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해나갔다. 또한 삶의 가치관과 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두 가족을 등장시킴으로써 지금껏 알던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 속에서 아버지로 성장해나가는 주인공의 심리를 더욱 부각시켰다.
일본에서는 9월28일 개봉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개봉일은 12월19일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SBS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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