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NIE(신문활용교육)] 산업화 이후 우리 사회 가족관계 변화상은?

관련이슈 NIE(신문활용교육)

입력 : 2013-10-27 19:44:27 수정 : 2013-10-27 19:44:27

인쇄 메일 url 공유 - +

근대화 이후 가정과 일터 분리되며 가정의 기능은 소비 중심으로 변화
개인중심·양성평등 의식 확산으로 결혼·출산도 당위 아닌 선택의 문제로
1인 가구·1세대 가구 갈수록 늘며 가족의 사회적 기능 더이상 수행
■기출문제

제시문 〈나〉∼〈라〉의 논지를 통해 제시문 〈가〉의 현상을 설명하시오.

〈2013 동국대 모의논술의 변형〉

〈가〉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 ‘할머니(또는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아들(또는 딸)’.

우리나라 대표적인 가구형태 하면 떠오르던 전형적인 4인 가구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2세대 가구가 줄고 1세대 가구가 늘어나면서 주된 가구 구성이 2인 가구로 바뀌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 결과’(가구·주택부문)를 보면 2010년 11월 기준으로 전체 가구(1733만9000가구)에서 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4.3%(420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2인 가구 비율은 13.8%에 불과했다. 당시 4인 가구 비율은 29.5%로 30%에 육박했다. 부부 가구, 이혼 등에 따른 부+미혼자녀 가구, 모+미혼자녀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20년 만에 2인 가구가 4인 가구를 추월한 것이다. 1인 가구 상승세도 뚜렷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414만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3.9%를 차지했다. 4인 가구보다 ‘나홀로 가구’인 1인 가구가 더 많았다. 특히 이 가운데 19.2%가 70살 이상 고령자로 나타나 ‘독거노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

산업화는 직업구조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가족의 경제적 재원의 토대를 변화시켰다. 취업구조의 변화는 가족성원 가운데 누군가는 근대화된 부문에 취업하게 됨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가족과 일터의 관계도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가족이 하나의 생산공동체를 이루는 경우와는 질적으로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됨을 의미한다. 즉 근대화된 부문의 취업으로 인해 가족과 일터의 분리가 진행되며, 공사(公私)영역의 분리가 뚜렷해지고 가족의 경제적 기능도 전문화되어 생산기능은 기업이나 공장으로 이전되고 가족에게는 소비의 기능이 남겨진다. 가족의 소비기능이 강화되었다 함은 가장이나 가족성원의 직업 및 수입 정도에 따라 가족이 누릴 수 있는 생활기회나 생활양식이 결정됨을 의미하며, 나아가 이러한 소비생활 수준이 가족생활 만족도 및 가족구성원의 정체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다〉

지난 세기말부터 본격화된 한국 가족의 현실적 위기가 수반한 고통과 부담에 대해 한국인들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이러한 반응은 크게 ‘항의’, ‘이탈’, ‘축소’, ‘유보’의 네 가지로 묶이는데, 이 가운데 뒤의 세 가지 반응이 ‘탈가족화’ 추세를 구성한다. 탈가족화는 일종의 ‘위험 회피(risk aversion)’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즉 가족으로부터의 이탈, 가족 범위·규모의 축소, 가족 형성의 유보 등 탈가족화 형태는 가족의 기능적 과부하에 수반된 과도한 개인적·사회적 위험에 대한 회피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가족과 관련한 이탈, 축소, 유보는 공통적으로 가족의 인구학적 재생산 기반을 위축시키는 현상들로서 궁극적으로 국가 인구정책의 대전환을 촉발시키게 되었으며, 그러한 정책 전환은 가족의 기능적 부담에 대한 국가의 근본적인 책임성을 인정하는 의미가 있다.

〈라〉

현재 우리 사회의 가족 가치관은 어떠한 것인가? 이에 대해 몇몇 가족학자들은 우리 사회의 가족 가치관은 원래 가족중심주의와 가부장제를 기본 축으로 하였으나, 서구화와 산업화, 도시화의 결과로 인해 개인중심주의와 양성평등의식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중략…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이와 같은 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집단은 누구일까? 우리 사회에서 가족 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집단은 미혼여성이다. 미혼여성들은 결혼에 대한 태도에서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항목에 대해 단지 11%만이 긍정적인 대답을 한 반면, 미혼 남성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29%가 그렇다고 대답하여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가족 가치관의 한 영역인 출산 가치관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는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결혼 후에 반드시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91년 90.3%에서 2000년 58.1%, 2005년 23.4%로 급속히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기〉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부부 가구와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30년 동안 크게 늘면서 가족의 개념과 형태가 바뀌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자녀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는 1980년 10만 가구에서 2010년 42만 가구로 4.2배로 늘었고,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같은 기간 8만 가구에서 85만 가구로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전체 350만 가구의 3분의 1이 1인 가구이거나 부부 가구인 셈이다.

전체 가구에서 한 부모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8.1%(24만여 가구)에서 2010년에는 10.0%(35만여 가구)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통적인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인식도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이 39.4%였고 여성의 41.8%는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중략…

결혼 생활 20년 이상인 부부의 황혼이혼 건수는 1991년 978건에서 지난해 6062건으로 20년새 6배 이상으로 늘어난 반면 4년 이하 신혼부부의 이혼 건수는 같은 기간 4604건에서 4538건으로 소폭 줄었다. 또 지난해 65세 미만 가구를 기준으로 6가구당 1가구(16.7%)에서 부부간 신체 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후략…

동국대 논술 문제에 출제되는 제시문은 비교적 독해가 쉬운 글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생들은 제시문만 보고 문제가 쉽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제시문이 쉽다고 해서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쉬운 문제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쉬운 법이다. 따라서 합격을 위해 변별력 있는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논지를 파악하고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위의 문제를 풀기위해 학생들은 400자 정도 분량의 짧은 글을 써야 한다. 짧은 글을 쓸 때에는 정확한 핵심을 드러내지 못할 경우 틀린 내용이 오히려 잘 드러나기 때문에 정확한 답안을 작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보기〉의 기사 내용은 산업화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족관계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저출산 고령화의 이면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나 사교육비 증가 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 사회의 가족 변화의 일부 현상이다. 저출산 고령화보다 더 넓은 범주에서 가족의 해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제시문 〈가〉에 나타난 가족관계의 변화 양상을 〈나〉∼〈라〉의 논지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 때 학생들이 〈가〉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대학의 출제의도를 무시한 것이므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문제의 요구 조건을 이행하며 〈나〉∼〈라〉의 핵심내용을 파악한 후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산업화 이후 가족의 기능과 형태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사진은 독신가구를 위한 1인 빌라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제시문 〈나〉에서는 산업화 이후 사회적으로 가족의 기능이 변화되었음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에는 가정이 생산과 소비의 기능을 모두 담당했었지만 근대화 이후 가정과 일터가 분리되면서 가정의 기능은 소비 중심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족 구성원의 수가 늘어날 경우 소비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감소한다. 따라서 한정된 재화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의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요인에 의해 가족 구성원의 수가 감소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가족 구성의 변화는 가족의 기능이 과부화됨에 따라 나타난 ‘탈가족화’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가족은 생산과 소비의 기능뿐만 아니라 자녀의 양육, 사회화, 노인 봉양 등의 기능을 함께 담당해 왔다. 그러나 1998년 IMF 경제 위기는 가정의 위기로 이어졌고, 가정 해체까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가정이 담당했던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인식하게 되고 이에 따른 결과로 가족 구성의 변화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제시문 〈라〉에는 가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나타난다. 산업화를 경험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개인중심주의와 양성 평등 의식이 확산되면서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에 변화가 나타난다. 

장서연 강남인강 인문논술강사·㈜C&A논술 고등부연구소장
특히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가치관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집단은 미혼 여성이다. 미혼 여성들은 결혼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자녀를 출산하는 것 역시 당위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제시문 〈가〉에 나타난 가족 구성원 수의 변화는 가족과 관련된 가치관의 변화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나〉의 관점에서 가족 구성원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경제적 관점을 바탕으로 효율성의 증대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다〉와 〈라〉는 현실적 이유 때문에 나타난 가치관의 변화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집단이다. 1인 가구, 1세대 가구의 증가는 가족이 더 이상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정의 붕괴는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우리사회가 복지 패러다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서연 강남인강 인문논술강사·㈜C&A논술 고등부연구소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빛나는 여신'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
  • 아일릿 민주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