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메르켈, 오바마에 전화도청 강력 항의

입력 : 2013-10-24 19:19:36 수정 : 2013-10-25 00:02:50

인쇄 메일 url 공유 - +

美 무차별 정보수집 파문… 獨, 美대사 소환하기로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도 美 방문취소 등 강력 반발
EU정상회의 NSA 정보수집 논의… 파문 커질 듯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정보수집 여파가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번지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멕시코, 프랑스, 독일 정상까지 미국 비난에 나섰다. 특히 미국의 오랜 우방국들이 잇따라 항의에 나서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성명에서 “총리가 이 문제에 관해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그런 관행은 신뢰를 심각하게 파괴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통화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정보에 화가 난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메르켈 총리 도청 의혹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은 채 “현재 도청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현재 메르켈 총리의 통신을 도청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도청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에서 과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독일 정부는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도청 의혹과 관련해 미국 대사를 소환하기로 했다.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과 존 에머슨 독일 주재 미국대사의 만남이 양국 간 상황을 명확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의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도청 의혹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앞서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1일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비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NSA가 지난해 12월10일부터 지난 1월8일까지 7000만건의 전자통신 내용을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해명을 요구했고,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들이 미국의 정보수집 행태에 대해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혀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메르켈 총리를 지지하며, 이번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NSA가 수집한 정보를 모두 조사한 뒤 다음 단계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도 최근 미국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통신을 감청했다는 르몽드 보도에 성명을 내고 미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통화를 도청했다는 보도에 지난달 미국 국빈방문을 취소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엄정화 '반가운 인사'
  • 이엘 '완벽한 미모'
  • 조여정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