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열린 여야 대표와의 '국회 3자회담' 때 "제가 댓글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것인가"라며 격앙했다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전했다.
김 대표는 22일 KBS-1TV '뉴스토크'에 나와 3자회담 당시 박 대통령이 상당히 격앙돼 이같이 말했다며 이에 대해 "그거야 모르지요. 계량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 맞대응했다고 비공개 대화 내용을 털어 놓았다.
김 대표는 "국정원의 트위터글이 (대선 당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그게 아니었으면 박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을지는 다 모르는 일"이라며 "그걸 누가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는 것.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열달이 지나든 스무달이 지나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적당히, 오래 됐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한다면 민주주의가 30년은 후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대선불복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아니다"라며 "우리는 대통령선거를 다시 하자고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 없도록 제도적, 인적 청산과 국정원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시는 관권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분명하게 해놓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이 "선거 결과가 승복할 수 있는 것이었느냐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그런 뉘앙스(대선불복)를 담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면서도 "우리 당에는 127명의 국회의원이 있고 다양한 목소리도 있다"고 이해를 구했다.
"대통령은 국정의 총책임자이기 때문에 나라의 잘못된 점에 대해 총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한 김한길 대표는 "(21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의 외압 폭로 이후) 어제부로 이것은 전 정권의 일이 아니라 현 정권의 일이 돼버렸다"며 "현 정권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라는 진실을 감추려고 얼마나 난리를 치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는가"고 했다.
한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갈등에 대해선 "누가 '공공의 적'인지 국민들이 다 판단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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