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1-5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몰렸던 LG는 이날 패배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2002년 이후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멈췄다.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11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가을야구를 맛보는 등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쳐졌지만 반등을 거듭하며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강력한 마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LG는 올 시즌 9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팀 평균자책점(3.72)을 기록했다.
선발 마운드가 단단했다. 우규민(10승7패)과 류제국(10승2패), 레다메스 리즈(10승13패) 등 3명의 10승 선발투수가 맹활약을 펼쳤다.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의 공백은 그리 크지 않았다.
단단한 중간 계투진도 돋보였다. 이동현(25홀드)·류택현·정현욱(이상 16홀드)·이상열(13홀드) 등의 필승조는 모두 두자릿수 이상의 홀드를 기록하면서 LG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거포는 없었지만 이병규(등번호 9)를 포함해 박용택·이진영·정성훈 등 등 베테랑이 주축이 된 타선은 필요한 순간에 제몫을 다하면서 팀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다.
한국나이로 40세인 이병규(등번호 9)는 타율 0.348로 올 시즌 수위타자를 차지하며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인과 현재윤의 역할도 컸다. 백업선수에서 붙박이 2루수 탈바꿈한 손주인은 LG의 내야를 탄탄하게 만들었고 현재윤은 LG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취임 2년째인 김 감독은 "개성이 강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LG를 "똘똘 뭉쳐있는 팀"으로 바꿔 놨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내내 선수들의 실책이 줄을 잇는 가운데도 "내 탓이오"를 외치며 선수단을 감쌌다.
또한 마무리 봉중근은 LG 구단 사상 최다인 38세이브를 따내며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LG 유지현 수비코치는 "가을야구를 치러보니 우리 선수들이 좀 경험이 없는 게 느껴진다"며 "이번 가을야구가 우리에게 커다란 경험이 될 것이다. 내년은 훨씬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패기와 경험을 두둑이 쌓은 LG가 2014시즌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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