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방샴푸 시장은 한 해 약 13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전체 4500억 원 정도인 샴푸 시장에서 한방샴푸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13.3%에서 지난해 28.5%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한방샴푸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려', LG생활건강의 '리엔', 두리화장품의 '댕기머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천연한방재료 추출물을 함유해 '탈모 방지', '모근 강화' 등의 기능이 있음을 강조하며 일반 샴푸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이러한 고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방샴푸 브랜드가 일반 샴푸와 마찬가지로 합성 계면활성제와 방부제를 첨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제품의 경우 일부 화학성분의 표기를 누락하거나 공개하지 않기도 했다.
시중 한방샴푸 제품에 포함돼 있는 대표적인 화학물질은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SLES)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트리에탄올아민(TEA)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 ▲살리실산 등이다.
'댕기머리' 브랜드는 SLES과 SLS를 계면활성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제품이 TEA와 MIT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G생활건강의 '리엔' 역시 합성 방부제인 MIT와 CMIT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석유계 성분 無첨가'라는 제품 설명에도 불구하고 공업용 실리콘의 일종인 디메치콘을 첨가해 허위광고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마트를 찾은 박 모씨(34세)는 "평소 탈모 고민이 있어 비싼 값을 주고 한방샴푸를 구입해 왔는데 기업의 상술에 속은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려'는 제품에 첨가된 기타 화학물질의 상세한 성분명과 함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의약외품은 전체성분이 아닌 주요성분만 표기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 이유다.
아모레퍼시픽 K모 관계자는 "샴푸의 특성상 계면활성제 성분은 물로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이 매우 낮다"며 "살리실산 역시 충분히 안전성이 확보된 농도로 희석해 제품에 사용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은 피부과 전문의는 "샴푸를 충분히 헹궈내지 않을 경우 유해성분이 두피에 남아있게 돼 문제가 된다"며 "특히 두피는 뇌를 감싸고 있을 뿐 아니라 혈류량이 많은 부위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생활건강과 두리화장품 관계자는 "유해성 논란이 있는 성분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새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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