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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포유' 학교폭력 미화 논란…누굴 위한 합창인가

입력 : 2013-09-23 10:41:04 수정 : 2013-09-23 11: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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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첫선을 보인 SBS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송포유'가 학교폭력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1일과 22일 2회에 걸쳐 방송된 '송포유'에서는 가수 이승철과 엄정화가 각각 성지고등학교와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합창단을 꾸리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중 우승팀은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합창대회에 나갈 기회를 얻게 된다. 

이중 이승철이 맡은 성지고는 일반 고등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나 퇴학을 한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다. 성지고 학생들이 온몸에 문신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흡연하는 모습은 여과없이 방송됐다. 이들은 인터뷰에서도 "애들과 싸우다가 땅에 묻고 그랬다" "전치 8주가 나오게 패버렸다" 등 폭력 사실을 무용담처럼 털어놨다. 

방송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일진 미화 방송인가" "반성 없이 학교폭력에 대해 자랑처럼 늘어놓는 게 불쾌했다" "피해자들은 지금도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등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상처를 입은 피해자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에 초점을 맞춘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실제 인터넷에는 '송포유'에 등장한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학생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2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군이 "'송포유'에 저를 괴롭혔던 학생이 합창단으로 선발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방송을 보다가 울었다"며 "그 학생의 괴롭힘 때문에 학교 복도를 돌아다니는 것조차 무서웠다. 그 학생을 다른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게 어이없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처럼 '송포유'는 2회가 전파를 타는 동안 아이들이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 없이 과거 비행과 반항기 가득한 모습만 부각되면서 피해학생들의 상처를 들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해 학생의 선도에 앞서 피해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로 인한 상처 치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반면 100일간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불량했던 아이들은 합창연습이 진행될수록 점차 이승철과 엄정화에게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좀더 지켜보자"며 기대를 내비쳤다. 
  
한편 이승철은 이날 방송에서 "난 고등학교 때 정말 문제아였다. 전과 9범에 대마초 두 번 피워 감독 두 번 갔다왔고, 한 번 이혼도 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 가수 중 한 사람"이라며 아이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이승철의 '전과 9범' 발언은 인터넷에서 논란을 빚었고, 이승철은 결국 23일 오전 1시쯤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들에게 다가가고자 전과 9범이란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어떻게 고교생이 전과 9범이 되겠나. 끝까지 방송을 다 보시면 이해하실 것"이라고 해명 글을 남겼다.

학교폭력 미화에 이어 거짓방송 논란까지 일으킨 '송포유'가 향후 방송을 통해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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