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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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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9-16 21:07:27 수정 : 2013-09-16 23: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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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분단 이전 남북한이 함께 사용했다. 1945년 10월14일 김일성이 평양시민 앞에 첫선을 보일 때 단상에 소련기와 함께 태극기가 내걸렸다. 46년 광복 1주년 북조선기념우표와 북조선인민위원회 투표장에도 태극기가 등장하고, 47년 7월10일 인민위원회 제5차 회의 때도 태극기가 게양됐다. 48년 2월 인민군 창설, 4월19일 남북연석회의, 5월1일 노동절 기념식에도 태극기는 꼿꼿이 단상을 지켰다. 그해 7월8일 북조선인민위원회가 애국가와 태극기 폐지를 공식 결정하고, 같은 달 24일 처음으로 인공기를 게양하면서 태극기는 북한에서 종적을 감췄다. 6·25전쟁 중 국군의 평양 탈환 때 잠시 펄럭였지만 그 후 반세기 이상 북한에선 태극기를 볼 수 없었다.

그러던 태극기가 지난 12일 개막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 클럽역도선수권대회 입장식 때 평양에 다시 등장했다. 65년 만이다. 14일엔 우리 선수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하면서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 태극기 두 개가 동시에 게양됐다. 북한정권 수립 후 처음으로 애국가도 울려퍼졌다. 북한 관중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갖췄다. 북한 방송에 태극기가 7초나 방영됐다고 하니 태극기를 기억하는 북녘 동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남한의 종북주사파들은 종종 태극기를 모독한다. 2003년 한총련 연대 단체인 전국학생투쟁위원회는 국군의 이라크 파병 반대를 주장하며 태극기 화형식을 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은 2012년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모행사 때 바닥에 펼쳐진 태극기를 밟고 분향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만국기를 펼쳐놓고 각국 국기를 비교해보면 태극기의 위대성을 금세 알 수 있다.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포함해 많은 나라의 국기엔 별과 태양이 많고, 망치와 낫이 들어간 나라도 있다. 나머진 줄무늬가 대부분이다. 우주와 음양을 상징하는 철학적 의미가 담긴 국기는 태극기뿐이다. 태극기가 태국 국기인 줄 알거나, 전혀 모르는 북한 주민에게 태극기를 선보인 일은 분단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다. 남북의 국민이 다시 태극기를 내걸고 국민의례 하는 날이 바로 통일 조국이 탄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조정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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