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던 태극기가 지난 12일 개막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 클럽역도선수권대회 입장식 때 평양에 다시 등장했다. 65년 만이다. 14일엔 우리 선수들이 우승과 준우승을 하면서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 태극기 두 개가 동시에 게양됐다. 북한정권 수립 후 처음으로 애국가도 울려퍼졌다. 북한 관중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갖췄다. 북한 방송에 태극기가 7초나 방영됐다고 하니 태극기를 기억하는 북녘 동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남한의 종북주사파들은 종종 태극기를 모독한다. 2003년 한총련 연대 단체인 전국학생투쟁위원회는 국군의 이라크 파병 반대를 주장하며 태극기 화형식을 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은 2012년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모행사 때 바닥에 펼쳐진 태극기를 밟고 분향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만국기를 펼쳐놓고 각국 국기를 비교해보면 태극기의 위대성을 금세 알 수 있다.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포함해 많은 나라의 국기엔 별과 태양이 많고, 망치와 낫이 들어간 나라도 있다. 나머진 줄무늬가 대부분이다. 우주와 음양을 상징하는 철학적 의미가 담긴 국기는 태극기뿐이다. 태극기가 태국 국기인 줄 알거나, 전혀 모르는 북한 주민에게 태극기를 선보인 일은 분단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다. 남북의 국민이 다시 태극기를 내걸고 국민의례 하는 날이 바로 통일 조국이 탄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조정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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