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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해군마트(PX), 해군장병만 봉?

입력 : 2013-09-12 15:12:56 수정 : 2013-09-12 15: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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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장병이 차별받고 있다. 그것도 장병이 군생활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주요 공간인 군 마트(PX)에서다. 군이 해군마트를 민간에 위탁운영하면서 해군장병이 다른 육·공군 장병보다 동일한 제품을 최대 2배 이상 비싸게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군마트는 민간업체인 GS리테일(GS25)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반면 육군과 공군은 군 마트 운영을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복지단에서 통합해 관리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군장병은 마트 민영화로 판매가격이 올라 육·공군 장병보다 PX에서 약 25억원, 해군 1인당 약 6만원 정도를 더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군인복지기본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은 효율적 운영을 위해 군 복지시설을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군은 2010년 7월1일부터 2015년 6월30일까지 GS리테일(GS25)과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해군은 마트 납품 및 운영권을 GS리테일에 넘기고 매년 40억7000만원의 수수료와 마트환경개선사업을 제공받고 있다.

문제는 민간위탁운영 이후, 군 마트에서 파는 각종 생필품 가격이 올라 해군장병 부담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민간업체가 매년 40억여원의 수수료를 내면서 적자를 보지 않으려면 자연히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효섭 국군복지단 노조위원장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해군 PX의 물품 가격을 군 직영인 육·공군 PX의 60개 동일물품과 비교한 결과, 평균 25% 비쌌다”며 “특히 병사들에게 인기가 많은 소시지나 콜라 같은 품목은 30∼50%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육·공군 마트와 해군마트의 동일제품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해군마트 제품이 크게는 약 2.1배까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해군마트를 민간위탁운영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내세웠던 취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군은 PX근무병을 전투병으로 전환하면서 효율적인 관리를 하고, 그 자리를 제대군인 일자리 창출에 활용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214개소의 해군마트 중에서 GS 민간위탁마트를 제외한 177개소의 부대위탁마트는 여전히 해군 병사들이 근무중이다. 제대군인 일자리 창출 부분도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제대군인은 “PX 병사들이 하던 업무를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할 제대군인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군 마트 민영화가 지역 중소 납품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육·공군 마트에 물품을 선정·판매하는 중소기업이 약 700여개로 계약 물품을 군 마트에 납품하고 수수료를 취하는 업체는 약 15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군 마트 민영화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 경쟁에 뛰어들게 되면, 수백 개의 중소기업 및 지역납품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런 실정임에도 국방부는 지난 5월9일 ‘국방경영 효율화 30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육·공군 마트(PX)의 민영화도 장기과제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기준 국군복지단 매출액은 7783억원으로, 순수익이 481억원이었다. 민간업체가 육·공군 마트를 위탁받기 위해서는 최소 순수익인 481억원 이상을 입찰가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육·공군 마트가 민간에 위탁운영될 시, 해군마트와 같은 판매 가격 상승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편 지난 11일 민주당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특별위원회 설훈 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은 군 매점 민간위탁 사업을 추진 중인 국방부를 비난하며 김관진 장관을 항의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장병들과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군마트 민영화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며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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