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은행 문턱은 너무 높았다. 많은 기업이 고액 사채를 울며 겨자 먹기로 썼다. 이때 장영자 부부는 연리 22%, 2년 거치 3년 상환이라는 파격적인 대출 조건을 내세웠다. 장영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삼촌(이순자 여사의 삼촌)인 이규광(당시 광업진흥공사 사장)의 처제였다. 이철희는 전직 국회의원이자 중앙정보부 차장이었다. 이들은 이런 배경을 활용해 기업에 접근했다. 6개 기업이 대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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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다큐극장’은 관계자의 말 등을 통해 1982년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의 전말을 들여다본다. |
그러나 대출받은 기업에 어음 상환 요청이 들어오면서 일부 기업이 부도를 맞았고, 사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 중에는 중견 업체 공영토건과 일신제강도 있었다. 두 회사 근로자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이들의 사기 사건으로 30여명이 구속됐으며 11개 부처 장관을 포함해 많은 공직자가 경질됐다. 방송은 당시 기사에 실렸던 법정 속기록을 바탕으로 재판 상황을 재구성하고,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와 취재 기자, 사건 관계자들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직접 듣는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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