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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미래 바꿀 ‘꿈의 교통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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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18 23:35:40 수정 : 2013-08-19 17: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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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는 배·기차 매단 항공기…상상력엔 한계가 없다
‘허무맹랑한 상상이냐, 인류의 미래를 바꿔놓을 꿈이냐.’

비행기보다 빠른 초고속열차 ‘하이퍼루프’의 계획이 최근 공개되자 과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아직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지만 수십년 전만 해도 터무니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계획이 이제 현실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이퍼루프 외에도 최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만한 ‘꿈의 교통수단’의 청사진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기본이고 배와 비행기, 비행기와 기차 등 기존 형태가 결합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교통수단이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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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고 똑똑해지는 미래 교통수단

운전자 대신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하는 무인자동차는 가장 활발하게 논의, 개발되고 있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구글은 이미 1년 전에 무인자동차로 도로를 안전하게 달리는 데 성공했을 만큼 기술이 실용화 수준에 다다랐다. 볼보, BMW,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 자동차 회사들이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연내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볼보는 여러 자동차가 동시에 자동 운전을 하는 프로젝트 ‘SARTRE(Safe Road Trains For The Environment)’를 선보였다. 앞서서 달리는 차량 한 대만 운전자가 직접 조정하고 그 뒤를 따르는 차량들은 마치 기차처럼 자동 주행하는 시스템이다.

원할 때는 언제든 하늘을 나는 ‘현대판 이카루스’가 호사가들의 비싼 취미를 넘어 보편화할 날도 가까워지고 있다. 뉴질랜드 민간항공 당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1인용 자가 비행장치인 ‘제트팩(JetPack)’ 시험 비행을 허가했다. 뉴질랜드의 마틴 에어크래프트가 개발한 제트팩은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어 이동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가로 1.5m, 세로 1.5m 크기의 제트팩은 옷을 걸치듯 몸에 장착하면 시속 50㎞ 안팎으로 날 수 있다.

통근 등 일상적 목적을 위한 초소형 개인용 제트기 개발도 한창이다. 스위스 기업 에바 원이 디자인한 개인용 2인승 제트기는 일반 제트기보다 신속하고 간편하게 움직이고 싶어하는 기업 임원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벤처 항공기 업체 세이커도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2인승 제트기를 만들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사 제품이 일반 여객기보다 빠른 음속(약 시속 1200㎞)에 가까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헬리콥터는 속도가 빨라지고 소음이 줄어드는 ‘하이브리드 헬리콥터’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 기능이 결합돼 이착륙 시 주엔진이 고장 나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경우 회전날개가 이착륙을 시도하는 등 안정성이 뛰어나다. 유로콥터의 X3가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 보잉 등에서도 개발 중이다.

◆‘하늘 나는 배’ 등 두 가지 이상 결합

미래 교통수단은 육해공 경계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 연구팀이 만들고 있는 ‘클립에어(Clipair)’는 항공운송수단에 큰 변화를 가져올 신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행기에 모듈화된 대형 캡슐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으며, 이 캡슐은 사람이나 화물 등을 실은 채로 레일 위에서 바로 달릴 수 있다. 기차를 매달고 공중을 날 수 있는 항공기인 셈이다.

제트기 엔진을 장착해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동차도 있다. 미국 비행차 제조사 테라푸지아의 ‘트랜지션 TF-X’는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는 2인승 비행차다. 성능 테스트에서 시속 105㎞ 수준으로 10분 남짓 상공을 날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차고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에 이륙 때 활주로가 필요없어 사용이 간편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보다는 ‘자동차로 변하는 비행기’에 가깝다는 것이 테라푸지아의 설명이다.

비행차나 기차에 비해 ‘하늘을 날 수 있는 배’의 역사는 꽤 길다. 1976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시속 550㎞로 물 위를 나는 괴물체를 탐지하면서 옛 소련의 에크라노플랜, 즉 ‘위그선’이 세상에 처음 존재를 드러냈다. 선박과 항공기의 결합체인 위그선은 수면 몇m 위를 빠르게 날 수 있어서 수송 효율과 안정성이 높다. 국내 아론, 윙십테크놀로지가 한창 개발 중이다.

헬륨이나 수소를 넣어 띄우는 비행선은 20세기 초반 전투·수색용으로 사용되다가 폭발사고 이후 퇴역한 구시대 운송수단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이 비행선이 곧 호화 관광용으로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스 코퍼레이션이 제작 중인 ‘에어로스크래프트(Aeroscraft)’는 축구장 두 개를 이어붙인 길이(194m)에 호텔 객실과 카지노까지 갖춘 초호화 비행선이다.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278㎞다.

이러한 미래의 교통수단들이 모두 현실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든 계획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하더라도 고정관념을 깨고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발명이 계속 장려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의 IT(정보기술) 기업가를 많이 배출한 스탠퍼드대학 경영학과 제프리 페퍼 교수는 “미래의 판도를 바꿔 놓을 만한 작업들은 자만심에 가득한 허황된 계획일 수도 있지만 자꾸 얘기하다 보면 사람들은 그 계획을 믿게 된다”며 “결국 돈과 인재를 끌어들이며 믿음은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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