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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권 헤매던 조선업, 서서히 ‘기지개’

입력 : 2013-08-18 20:33:52 수정 : 2013-08-18 20: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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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대상된 노후 선박 대폭 늘어
과잉 발주 극복 구조조정도 끝내
조선은 요즘 증권가에서 가장 자주 분석보고서가 나오는 업종이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업종으로서 올 하반기 세계·국내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어 수년간 이어진 바닥권에서 벗어나 ‘진격의 조선’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불황을 겪으면서 쌓인 조선업의 저가수주물량 해소는 아직 멀어서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수년간 선박시장이 그동안 쌓인 과잉 발주 후유증을 극복하고 구조조정을 끝마치면서 왕년의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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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종 특성

조선은 대표적 수주산업으로서 현재 각 업체가 쌓아 놓은 수주의 양과 질이 주가를 결정한다. 지금 이뤄진 수주가 2∼3년 뒤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수주량이 증가하면 회사 매출이 늘고 수주의 질이 개선되면 이익이 증가한다.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가 실제 물량으로 투입되는 시점은 대략 2014년 하반기부터다. 올 상반기까지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선박은 대부분 출혈경쟁을 감내한 저가 선박들이어서 그만큼 큰 폭의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새로 수주한 배들의 신조선가가 상승하고 있고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자체도 고가 선박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 질과 양 모두 개선된 수주가 투입되는 2015년부터 국내 조선소 실적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 조선업종 투자에 나서도 이르지 않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조선시장 현황과 전망

2000년대 들어 세계 조선시장은 큰 부침을 거듭했다. 가장 최근에는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2009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71.4% 감소했을 정도다. 이후 2010년 시장상황은 잠시 개선됐으나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에 또다시 발주량은 급감한 상태다.

그러나 KTB투자증권은 올해부터 세계 조선시장이 다시 완만한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과공급 상태였던 조선 시장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회복됐고 앞으로 선령 20년 이상으로 해체 대상이 된 선박이 대폭 늘어 세계 조선소 일감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점도 살아남은 조선소에 큰 수혜가 돌아갈 것을 약속하고 있다. 조선시장 회복을 감당해야 할 세계 조선소는 2008년 612개에서 2013년 1분기 말 482개로 21.2% 줄어들었다. 더욱이 올 들어 선박을 수주한 조선소는 114개로 전체 조선소의 상위 23.7%에만 집중돼 있다. 향후 조선시장의 호황이 돌아오면 그 수혜는 구조조정의 승자가 독식하게 된다는 얘기다.

조선시장 전망과 관련, KTB투자증권은 2016년까지 선종별 연평균 발주량이 상선은 22.7%, 벌크선은 44%, 탱커선은 1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컨테이너선은 파나마운하 확장공사로 인한 세계 해운사 간 선로확대 경쟁 덕분에 향후 4년간 연평균 33.2%씩 발주량이 늘 것으로 기대됐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C 역시 연평균 19%씩 성장할 전망이다.

◆다시 일감 늘기시작한 국내 조선소

세계 조선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국내 조선업체의 주가는 각 업체별 특성에 따라 전망이 엇갈리는데 최근 주목을 받는 곳은 많은 설계인력을 보유한 중형선 분야 선두업체로서 신조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이다. 과거와 달리 연비가 선가 상승의 새로운 변수로 나타나면서 현대미포조선의 친환경 기술에 선주들이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5척을 인수한 스콜피오 탱커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현대미포조선의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선박의 연비가 크게 개선됐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조선업체 중 고객으로부터 ‘연비’ 개선 효과를 검증받은 조선업체는 현대미포조선이 유일하다”며 해운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연비 검증이 끝난 현대미포조선을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분기에는 해양지원선 건조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여서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주한 선박을 인도하는 2015년 실적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적자전환 속도가 빠른데다 매출이 발생한 선박구조상 현대미포조선 실적이 짧은 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조선업계 구조조정과 중국 조선업체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곳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다. KTB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현재 수주하는 선종의 질이 우수해 2015년까지 꾸준한 이익증가가 예상되며 2015년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7.5배로 조선업종 중 가장 매력이 많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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