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역세권에 사무실을 둔 공인중개사 A씨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 인근정부서울청사 및 대기업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계약이 좀처럼 성사되지 않기 때문. “전세는 귀하고 월세는 비싸다”는 것이 손님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이처럼 최근 집값 하락 등으로 전세수요가 급증한 반면, 집주인들은 이른바 ‘돈 되는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셋값 폭등 및 품귀현상 등 ‘전세 대란’으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셋값 오름세가 적어도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2단지인 리센츠 전용 84㎡(구 34평)의 전셋값은 5억8000만~6억원3000만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잠실동에서 재건축(1~4단지) 한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7월 평균 5억5000만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됐지만, 1년새 3000만~8000만원이나 올랐다. 그나마 현재는 6억3000만원에도 전세를 구하기 힘들다.
잠실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매매보다는 전세를 선호한다”며 “세입자자들은 전세 물건을 찾지만 집주인들은 월세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입자들은 가급적 전세를 원한다. 송파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월세 매물이 2~3배 늘었지만 높은 가격 탓에 정작 찾는 사람은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며, 심지어 집주인이 비싼 월세를 고집해 몇 달씩 비어있는 집도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전세난으로 고충을 겪던 세입자들이 새로운 임대 형태인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반전세 가격은 잠실에 위치한 엘스 109㎡의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40만원이며, 84㎡는 보증금 3억원, 월세 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월세는 물량이 많이 늘진 않는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자들의 말이다. 월세는 공실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 실제 월세 가격도 많이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도 전셋값이 소폭 상승했다.
3억5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개포6단지 83㎡(구34평)는 연초와 비교하면 1000만원 가량 상승해 현재도 꾸준한 오름세다.
개포주공 중개업소에 따르면 올 들어 전세시장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고, 전세가 귀해 세입자들은 매물이 있을 때 서두르지 않으면 전셋집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전셋값 역시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목동 하이페리온 168㎡(구65평) 전셋값은 9억원으로 지난 4월에 비해 1500만원가량 올랐다. 목동 트라팰리스 113㎡(구45평) 역시 같은 기간 1500만원 오른 7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서울 도심 대부분의 지역 전세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시스,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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