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5일 중간수사 발표와 함께 관련 책임자의 사법 처리를 예고했다.
1400t의 물을 담을 수 있는 물탱크는 높이 17m에 지름 10.5m로 원통형이다. 400개가량의 철판을 2만여 개의 볼트로 16단(높이) 결합해 만들었다.
△규격 미달 볼트 사용
일반적인 고장력 볼트는 1㎠당 9t 이상의 힘을 견디는 볼트로, 이번 물탱크는 1㎠당 10t 이상의 인장 강도를 갖는 규격 제품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부에 1㎠당 9t 이하인 일반 볼트가 사용됐다. 또 외국에서 수입한 제품도 뒤섞여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제작사인 다우테크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고장력 볼트 제조업체로부터 1만5700여 개의 볼트를 납품받았다.
2만여 개의 고장력 볼트가 필요한 공사에 1만5700여 개만 쓰인 것이다.
부족한 4000여 개는 일반 볼트와 수입산 볼트로 채워졌다.
다우테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사이 자체적으로 중국에서 고장력이 아닌 일반 볼트 15만여 개를 수입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 밝혀졌다.
고장력 볼트는 개당 550원이지만, 일반 볼트는 360원, 수입품은 개당 250원이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현장에서 수거한 볼트의 인장 강도를 시험하고 있다.
전체 16단 중 사고 부위인 3~6단(아래쪽) 부위에서 수거한 볼트는 고장력 볼트보다 일반 볼트와 수입 볼트가 더 많았다.
특히 다우테크는 이번 울산 SMP 신축 공사 현장 외에도 17개의 물탱크를 볼티드 방식으로 제작한 바 있다. 현재도 4곳에서 물탱크를 제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규격에 맞지 않는 볼트가 여러 곳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 안전관리 논란
사고 물탱크 설치 공사는 5월6일부터 7월12일까지였다.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충수작업은 7월23일부터 27일까지로 사고는 26일 오후 5시30분께 발생했다.
사고 하루 전 25일 오후 2시께 물탱크 4곳에서 누수가 확인됐다. 이는 현장소장에게 보고됐다.
26일 오후 2시께 SMP 사무실에서 이 회사 대표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최모 팀장(사망)이 보고했으나 어떤 방식의 보완 지시도 없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누수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일부 누수가 발생하면 볼트를 더 조여 이를 막는 것이 일반적인 작업 방식이란 설명이다.
△부품 검사 생략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은 물탱크 철판에 대한 검수는 철저했지만, 볼트에 대해선 시험성적서 제출 등 제대로 된 검수를 하지 않았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볼트가 다우테크의 실용시안 제품으로 대기업이 영세업체의 특허를 침해한다는 오해가 있어 시험성적서 등을 제출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다우테크 측은 "다른 현장에선 시험성적서를 요구해 모두 줬는데, SMP 현장에선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우테크 측 4명과 삼성엔지니어링 14명, 볼트제작업체 2명 등 20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거한 볼트에 대한 인장 강도를 시험하고 있다"며 "볼트에 대한 조사와 함께 자재검수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배 울산경찰청장은 5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사고와 관련해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결과에 따라 사법처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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