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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빛나는 발전에도 인지도 여전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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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강점, 6·25전쟁 등 고정된 이미지 바뀌지 않아
中·日 속국 묘사… 서술도 적어
“한국의 정치·경제적 성과, 대중문화의 전파가 한국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유럽의 한 학자가 자국의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의 위상을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빛나는 성공’에도 불구하고 서구인들 사이에서 한국의 인지도는 여전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일제의 강점, 6·25전쟁 등으로 고정된 이미지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 한류를 ‘열풍’이 아닌 ‘한국의 선전’ 정도로 보는 시각이 제기됐다. 31일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바로알리기사업’ 10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나온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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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교과서에는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보인다. 콜롬비아 교과서(왼쪽)는 개발 수준에 따른 세계지리분포도에서 한국을 아프리카, 남미 등과 같은 제3 세계로 표시하고 있고, 미국의 교과서에서는 중국 한나라의 영역이 한반도 중부에까지 걸쳐 있다.

◆“서구 교과서에 한국의 수동성 이미지 여전”

사무엘 구에즈 제네바대학 교수의 ‘스위스 역사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 일본, 중국’이란 제목의 발표문은 스위스의 프랑스어권 주정부에서 채택한 교과서를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서구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분석 대상 교과서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은 세 번 등장한다. 모두 현대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두 번은 한국과 주변 강대국 간의 ‘적대관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 대해 “중국 통제 하에 있는 한국을 통치하려는 일본의 계획이 중·일전쟁을 촉발했다”는 서술이다. 일본, 러시아 등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러·일전쟁 결과) 일본은 몇 개의 영토를 획득했고 한국의 지배권을 얻었다”고 쓰고 있다. 사무엘 교수는 “한국이 강대국 세력의 경쟁 대상으로 묘사된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각축 과정에서) 한국인이 독립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에 관한 통찰력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류 열풍’의 부작용을 냉정하게 분석한 베트남의 리 티 응옥 우먼즈 퍼블리싱 하우스 편집자의 글도 주목된다. 그는 국가이미지 향상, 산업적 효과, 아시아 문화공동체의 형성 등에 끼친 한류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긍정적이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을 지적했다. 한류를 ‘열풍’으로 알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한류라는 표현 외에도 ‘한국(의) 선전’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지적은 새겨들어볼 만하다. 그는 “한국의 연예인이 국제시장에서 벌이는 활동이 실제보다 과장되었다는 의미”라며 남성 아이돌 그룹 2PM의 해외 콘서트 사진 조작 해프닝을 예로 들었다.

한류가 드라마·음악만을 중심으로 한다는 한계도 지적했다.

리 티 응옥 편집자가 소개한 분석에 따르면 2011년 6월 기준으로 베트남의 주요 서점과 도서관에서 중국·일본 문학에 비해 한국 문학의 비중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베트남 국립도서관에는 중국, 일본 문학책이 각각 539권, 85권 소장된 반면 한국책은 9권에 불과했다. 그는 한국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남녀의 사랑이란 주제 외의 것을 다루는 영화를 진흥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문학작품을 각색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문학, 영화를 모두 알리는 길”이라고 충고했다.

러시아 교과서는 한국 동화를 소개한다고 하면서도 한국 동화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그림은 중국과 일본의 것으로 채워져 있다.
◆“국가별 맞춤식 알리기가 필요”

박소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의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정리하며 “국가별 교육 및 교과서를 둘러싼 특수성에 알맞은 형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교육과정 ▲교과서 제도 및 개정환경 ▲집필진 구성방법 ▲교사의 재량권 ▲교과서 채택 현황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교사의 재량권이 강조되는 국가에서의 한국 알리기 사업은 교사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국 문화 연수를 개최해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교수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며 “교과서 개정 환경이 유연하지 않다면 교과서와 함께 사용하는 보조 교재를 개발해 제공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국가의 교과서를 중점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미국의 다국적 출판사가 출간하는 교과서는 호주·싱가포르·캐나다 등의 교과서에서 모본(母本)이 되고, 영국과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에서 영향력이 크다. 스페인도 자국에 본사를 둔 출판사가 중남미 국가에 진출해 있어 교과서 중심 국가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밖에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에서 발행하는 자료는) 국내 유관기관에서 무수히 양산되는 자료와 차별성을 가져야 하고, 대상과 지역의 요구에 따라 세분화하고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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