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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틸다 스윈튼 “봉준호는 내게 자유를 줬다”

입력 : 2013-07-29 17:11:32 수정 : 2013-07-29 17: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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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틸다 스윈튼(53)이 영화 ‘설국열차’(제작 모호필름/오퍼스픽쳐스,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 출연한 이유를 ‘봉준호’라고 밝혔다.

스윈튼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설국열차’ 내한 기자회견에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고아성, 그리고 봉준호 감독 등과 참석했다.

이날 그는 2년 전 봉 감독과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순간을 회상하며 그를 ‘진정한 장인’이라고 치켜세웠다.

스윈튼은 “봉 감독을 만난 이후로 이 순간을 굉장히 기다려왔다. 영화를 함께 만든 가족들과 재회해서 기쁘고, 이들(봉준호, 송강호 등)은 정말 비범한 예술가들”이라며 “세계적으로 실력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함께하게 된 우리가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출연 동기를 묻는 질문에 “봉준호가 그 이유”라며 “영화 찍는 실력 외에도 인간미 때문에 함께하고 싶었다. 2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굉장히 빨리 친구가 됐고, 이번에 ‘같이 놀자’란 생각으로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처럼 작업했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외국배우, 한국배우’를 구분짓는 질문이 쏟아지자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그는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누가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설국열차’ 촬영장에서 모든 사람들은 ‘가족’이었고, 봉준호는 덩치가 큰 애 같은 ‘가장’이었다. 우린 서로에게 영감을 줬다. 이젠 국적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 53세의 나이에도 젊은 모델처럼 작은 얼굴과 날씬한 몸매, 금발 숏헤어와 세련된 패션스타일을 자랑한 그는 “외모가 신비스럽다”는 말에 “봉 감독이 늘 내게 ‘엘프(요정)’ 같다고 했는데, 오늘 그 말이 공식화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절대자 윌포드(에드 해리스 분)를 추종하는 메이슨 총리 역을 연기한 그는 들창코에 뻐드렁니, 그리고 괴상망측한 안경과 패션으로 독특한 캐릭터 스타일을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설국열차에 탑승하기 전 메이슨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또 기차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등등 신나게 상상해봤다”면서 “오래 전부터 ‘들창코’ 캐릭터를 생각해왔고,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봉 감독에게 직접 제안했다. 예상 외로 흔쾌히 수락해줘서 지금의 메이슨 캐릭터가 완성됐다. 6살짜리 꼬마가 할머니 혹은 강아지 분장을 하듯 하루하루 재미있게 일했다”고 말했다.

메이슨 총리의 이미지는 전 세계 수많은 지도자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창조해낸 것이었다. 스윈튼은 “수많은 지도자들을 참고했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직접 디자인한 괴상한 제복을 입기도 한다. 그런 생각들을 메이슨 총리의 외모와 내면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매력에 대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안다”면서 “(촬영에서) 어떻게,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치밀하게 준비한 뒤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자유롭게 임한다. 나 또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자유로웠다. 봉준호는 진정한 장인”이라고 극찬했다.

‘설국열차’는 제작비 한화 400억원이 투입된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로, ‘괴물’ ‘살인의 추억’ ‘마더’ 등을 만들어 전 세계 평단의 호평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틸다 스윈튼 외에도 크리스 에반스, 존 허트, 에드 해리스, 옥타비아 스펜서, 이완 브렘너, 제이미 벨 등 할리우드에서 인정받은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8월1일 정식 개봉일을 앞두고 31일 전야 개봉을 확정지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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