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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바르조하르·니심 미샬 지음/채은진 옮김/말글빛냄/2만2000원 |
정보기관 하면 일단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하다. 특히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정치에 휘말려 본분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다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모사드의 정식 명칭은 이스라엘 정보 및 특수임무연구소. 1949년 12월13일 창설된 모사드는 조국 이스라엘을 지키는 첨단 기관으로서 명성을 잇고 있다.
모사드는 옛 소련이 해체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모사드는 스탈린의 인권 유린 만행을 폭로한 흐루셰프의 연설문을 탈취해 전 세계에 공개했다. 이로 인해 공산권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동유럽 국가들이 소련에 등을 돌렸다. 우선 연설문 폭로는 1956년 가을 폴란드와 헝가리에서 일어난 민주적 봉기의 원인이 되었으며, 동유럽에 자유 물결이 번지도록 만들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결국 소련제국의 해체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유대인 살인자로 낙인찍힌 나치 전범 아이히만 체포 작전은 모사드의 명성을 드높인 대표적인 사례다. 모사드는 아돌프 아이히만을 끈질긴 추적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생포해 이스라엘 법정에 세우고 교수형에 처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에 숨어 있던 나치 전범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스라엘 첩보 분야 전문가인 미카엘 바르조하르 이스라엘 하이파대 교수와 방송인 니심 미샬은 이스라엘의 운명은 물론 전 세계 정보 흐름의 역사를 좌우한 모사드의 작전을 소개한다. 정보기관의 본래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가르쳐주는 모사드의 사례는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물론 첩보작전의 실패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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