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설국열차’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한국 배우나 외국 배우나 캐스팅 과정은 똑같다”면서 “스케줄이 되는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고 설명하면 된다. 감독이나 배우는 모두 단순한 편이어서 서로의 전작을 보고 호감을 느끼면 함께 작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영화의 경우에는 존 허트, 틸다 스윈튼 두 대배우를 가장 먼저 캐스팅했다. 두 분 다 저의 전작 ‘마더’ ‘괴물’을 좋아해주셨다”면서 “허트, 스윈튼 두 분을 캐스팅하고 나니 작품에 대한 신뢰도가 확 올라갔고, 크리스 에반스 등 좋은 배우들을 수월하게 섭외할 수 있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외국 배우라고 해서 모두 다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스코틀랜드 출신인 스윈튼의 경우에는 자신의 신이 없을 때도 촬영장에 나와 모니터링을 하고는 했다. 미국 출신 배우인 크리스 에반스나 옥타비아 스펜서는 자신의 신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그래서 쉴 때는 혼자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다음 신을 찍을 수 있다”고 외국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 비교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글로벌 대작’이란 수식어가 수없이 붙었는데, 영화는 말 그대로 영화일 뿐”이라며 “오늘 영화를 첫 공개했고, 이제 제 손을 떠난 것 같아 속 시원하다”고 이날 영화를 첫 공개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아주 오래전부터 ‘노아의 방주’처럼 빙하기에 다양한 인종의 생존자를 모아놓은 한정된 공간을 영화화하고 싶었다”면서 “한국적 장소나 소재가 없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가난한 자와 부자, 권력 있는 자와 없는 자들의 인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게 됐다. 그게 보편적이면서도 한국적인 것”이라고 영화의 주제에 대해 말했다.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칸마다 인종 등급이 나뉘어져 있는 열차 안 꼬리칸에서 폭동이 시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벤져스’ 크리스 에반스가 주연 커티스 역을 맡았고, 틸다 스윈튼· 존 허트·애드 해리스·제이미 빌·옥타비아 스펜서·이완 브렘너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한국의 송강호·고아성 등이 출연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내달 1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