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시간 30분씩 줄어 ‘여유’
아파트값 상승등 부동산 시장 호재
통행량 예상치 크게 밑돌아 과제로 대구 성서공단에 근무하는 김진호(42)씨는 요즘 출근시간이 여유로워졌다. 달서구 상인동과 범물동을 연결하는 ‘앞산터널로’가 생기면서다. 수성구 범물동에 있는 김씨의 집에서 50분∼1시간이나 걸렸던 출근시간이 20분으로 줄었다.
덕분에 그는 집에서 신문을 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김씨는 “처음에는 통행료 1400원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거리로 따져볼 때 기름값도 아낄 수 있어 오히려 앞산터널로를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앞산터널로가 정식 개통된 뒤 김씨와 같이 아침 출근시간에 이 도로를 사용하는 차량은 약 1만대, 하루 통행하는 차량은 약 2만1000대다. 통행량 예상치인 6만9500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개통 첫 주 통행량이 2만대가 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약 1600대가 늘어나는 등 점차 이용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기존의 이 구간을 연결했던 앞산순환로의 정체도 해소됐다. 앞산순환로는 신천대로 등과 함께 출퇴근시간 상습정체 구간이었던 도로였지만 상인∼범물 구간 앞산터널로가 개통된 뒤 출퇴근시간 차량대수가 크게 줄었다. 산을 뚫어 만든 10㎞ 도로 하나에 대구 출근길 풍경이 바뀐 것이다.
새로 길이 열린 상인∼범물 구간 앞산터널로는 대구 외곽 순환도로 격인 4차 순환도로의 한 구간이다. 2002년 개통된 범물∼안심 범안로에 이어 두 번째로 개통된 구간이다.
민간자본 등 4655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2007년 12월 첫 삽을 뜬 이후 5년 반 만에 폭 35∼60m(편도 3차선), 길이 10.44㎞의 새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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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차량들이 대구 앞산터널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
유료 도로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은 대부분 돈을 내고 도로를 이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범물동과 상인동 지역 양쪽 모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인 데다 직접 도로를 이용해본 시민들이 유료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구경북연구원 SOC 환경연구실 한근수 박사는 “애초 도심 차량 통행의 분산이 목적이었던 앞산터널로가 개통 한 달여 만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4차 순환도로 구간이 확장되면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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