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사랑’ ‘감사’라는 말은 대자연의 규칙, 생명 현상의 근원이다. 그래서 물은 자연 그대로의 육각형 모양을 완벽하게 만들어낸다. 반면에 ‘멍청한 놈’은 자연 속엔 없는 인간이 만들어낸 부자연스러운 말이다. 사람을 저주하는 말, 상처 입히는 말, 깔보는 말 등은 인간이 문명을 발달시키면서 생긴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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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의 ‘말씀의 포도나무’(종이에 채색). |
‘사랑의선교회’의 본원이 있는 인도 콜카타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자원봉사자로 넘친다. 아시아에서 온 봉사자들은 설거지와 빨래 등 주로 궂은일을 하고, 서양에서 온 봉사자들은 환자의 손톱 발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며 말벗이 된다. 봉사를 해도 이처럼 다른 것은 언어 때문이 아니다. 봉사자들이 성장한 문화적 환경이 달라서인 것 같다.
우리 말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화에 서툰 것 같다. 나의 경험상 그렇다는 것이다. 때로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떤 것보다 큰 도움이 되는데도 말이다. 왠지 내가 콜카타에서 그들의 말벗이 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언제부턴가 나는 마음껏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항상 마음은 절실했지만 잠시라도 연기생활을 멈추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예레미야 46장 28절)는 성경 말씀과 내면아이 랄라의 도움으로 나는 지금의 ‘내’가 되었다. 삶의 모든 것이 공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는 지금의 노력이 앞으로 나의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그림에는 화가의 정서와 사상이 드러난다. 예로부터 문인 화가들은 “수많은 책을 가슴에 담고, 수많은 옛날 명작들을 눈으로 보고, 세상의 반을 여행하고 나서야 그림을 그렸다.”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인문학적 지식과 견문을 넓히고 그림을 알고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7월도 중순이다. 기나긴 장마와 폭염이 힘들게 느껴진다. 오늘 따라 이육사(1904∼1944) 시인의 ‘청포도’ 시 구절이 새롭다.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오늘 나는 지친 몸으로 찾아온 여러분과 함께 청포도와 아름다운 말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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