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사갤(정치·사회 갤러리)’ 살인 사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가운데 해당 사건 원인이 애초 알려진 ‘정치 이념 갈등’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해운대 경찰서는 지난 17일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관련 언론 보도가 비약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백모(30)씨가 김모(30·여)씨를 살해한 이유는 정치이념 대립이 아닌 감정문제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같은 진보 성향이었으나, 3~4개월 전 숨진 김씨가 보수 성향으로 바뀌면서 백씨와 온라인상에서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백씨가 김씨가 사는 부산으로 향했고 5일간 동선을 파악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이 주장한 이야기는 달랐다. 이들은 단순히 정치이념 차이 때문에 살인극이 벌어졌다고 보지 않았다. 맨 처음 김씨가 사생활 공개를 통해 인터넷에서 유명해지자 백씨가 관심을 갖고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의 정치 성향이 어긋나면서 백씨는 김씨의 사생활을 폭로했고, 이에 김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맞서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백씨가 경찰서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최근 남북관계를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결국 백씨는 앙심을 품고 김씨가 사는 부산으로 향해 범행을 저질렀다.
백씨가 해당 갤러리에서 쓴 닉네임은 ‘자중하는 OO’로 알려졌다. 여기에 백씨가 진보성향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백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대부분 ‘전라디언’ ‘홍어’ 등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단어를 포함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결국 ‘진보’성향의 백씨가 ‘보수’성향의 김씨를 살해했다고 볼 수 없다.
백씨가 과거 김씨와 화해하는 과정에서 쓴 문서도 공개됐다. 해당 문서는 백씨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패러디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씨는 “너무 큰 피해를 줬다”며 “나로 말미암아 OO의 고통이 너무 크다”고 적었다. 모두 노 전 대통령의 유서와 비슷한 문구다.
한편 사건 발생 이후 해당 갤러리는 여전히 네티즌들의 욕설로 넘쳐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어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좌좀’ ‘홍어’ ‘수꼴’ 등 서로 비방하는 단어도 게시판을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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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치사회갤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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