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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처럼 한센인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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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호혜원, 청와대에 호소 편지
“육여사 종돈 기증 자립기반 갖춰
축산분뇨로 갈등 … 이주 도움을”
전남 나주의 한센인 정착촌인 호혜원 마을 주민들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애절한 사연의 편지를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호혜원 마을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한센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히 한센인촌을 이뤘다. 현재는 한세인 1세대와 그 자녀들을 포함해 300여명이 살고 있다. 한센인 마을이 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데는 육영수 여사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1971년 고 육영수 여사가 나주 호혜원 마을을 방문해 종돈 55마리를 기증한 뒤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나주시 제공
격리된 생활을 하던 호혜원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1965년 6월 육 여사가 이 마을을 방문해 목욕탕 건립비를 기증하면서다. 이후 육 여사는 1971년 두번째 방문해 한센인들의 자립생활을 돕는다는 취지로 종돈 55마리를 기증했다. 한센인들은 이 종돈을 애지중지 키워 현재는 2만5000마리로 늘어나 어느 정도 자립기반을 갖췄다. 주민들은 1975년에 육 여사의 추모비를 건립하고 매년 추모행사를 갖고 있다.

이 마을 이장 김재권씨는 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도와 줄 것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김씨는 편지에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우리를 외면할 때 육 여사만은 붕대 감은 손을 잡아주고 얼굴을 가까이 하며 미소를 보내주셨다”며 그때가 그립다고 운을 뗐다. 김씨는 조용하게 지내던 호혜원이 광주·전남혁신도시와 불과 8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고 털어놨다. 호혜원 마을에서 나는 축산 분뇨로 인한 냄새 때문에 혁신도시 주거환경을 위협한다는 민원에 시달리면서 또다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정부 차원의 도움을 호소했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저수지 등 마을 내 오염원 제거와 녹지조성,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주민 이주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전북 익산의 왕궁처럼 정부가 우리 마을의 축산단지를 정리해주고, 다른 정착촌을 물색해 달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나주시는 60여만㎡에 달하는 호혜원 환경개선 사업에 최소 6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자체 힘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농림식품부와 환경부 등도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나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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