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수없이 재생산된 시카고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6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시작해 8월31일까지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살인을 저지른 여자 죄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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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는 화려한 안무와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보드빌 형식의 무대, 재즈풍의 음악이 조화를 이뤄 관객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신시컴퍼니 제공 |
또 다른 원년 멤버인 성기윤은 언변술과 임기응변에 능한 변호사 빌리 플린 역을 맡아 중후한 목소리와 능청스러운 연기로 작품에 무게감을 더한다. 최정원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연 내내 같은 무대장치, 의상으로 일관하는 시카고는 온전히 배우들의 열정으로 무대를 채운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인순이는 “좋은 배우들과 함께해 기쁘고 흥분된다”며 동료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2013년의 록시는 이하늬와 오진영이 맡았다. 이하늬는 2010년 ‘금발이 너무해’ 이후 3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섰다. “내가 록시라면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늘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배역”이라며 열정이 대단하다. 잘해야 겠다는 의욕이 과했던지 공연을 준비하며 슬럼프에도 빠지기도 했다고. “너무 잘하고 싶어서 혼신의 힘을 다하다 보니 24시간 록시가 떠나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도 시카고 공연 연습을 통해 가능했다. 2002년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한 오진영은 10년째 무대를 누비고 있는 실력파다. 2007년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여주인공 ‘에스메랄다’역을 따내며 주목 받기 시작한 그는 록시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
관전포인트는 역시 브로드웨이 뮤지컬 안무의 전설 밥 파시의 춤을 배우들이 얼마나 소화하느냐다. 밥 파시의 안무는 특유의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면 추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카고는 밥 파시 안무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성기윤이 “춤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 급급했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는 “이전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배우들이 충분히 내용을 파악하고 내적으로 충실한 작품이 됐다”고 자부했다. 이미 시카고를 감상한 적이 있는 관객도 달리 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는 근거다.
무대는 단순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꾸몄다. 무대 중앙에는 14인조 빅밴드가 박칼린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재즈 음악을 연주한다. 빅밴드가 무대에 자리 잡고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은 시카고만의 ‘무대장치’다. 지휘자는 배우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해주고 곡을 소개하기도 한다. 배우와 지휘자, 연주자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4만∼12만원. 1544-1555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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