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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미술품·보석에 깃든 의미는?

입력 : 2013-07-03 09:16:10 수정 : 2013-07-03 09: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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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알사바 왕실 컬렉션’ 특별전
서예·아라베스크·기하학 무늬 이슬람 문화 진수
목걸이·장검 등 보석공예품 화려함에 감탄 절로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은 신에 대한 모독에 엄격했다. 무엇보다 창조 영역에서 신과 경쟁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지나치게 사실적인 창조 작업, 특히 인간과 동물 형상을 조각하는 예술가를 달가워하지 않은 이유다. 그래서 이슬람 미술품은 다양한 민족·지역·문화적 배경 속에도 서예, 아라베스크(식물의 꽃과 잎사귀, 덩굴 등이 어우러진 무늬), 기하학 무늬를 본질적인 요소로 공유했다.

순환적인 패턴의 이런 무늬에서 신의 무한한 창조 능력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이슬람 미술품에 깃든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10월2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슬람의 보물―알사바 왕실 컬렉션’이다. 알사바 컬렉션은 쿠웨이트 왕실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으로 전시회에는 367점을 엄선했다. 이슬람 미술 전반을 소개하는데, 전시품의 규모·다양성·수준 등에서 놓치기 아까운 전시다.

쿠란을 보관하기 위해 제작된 보관함의 옆면에서 쿠란의 한 구절이 ‘술루스체’로 새겨져 있다.
◆이슬람 미술을 이슬람적으로 만든 장식


전시회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시간상으로 8∼18세기, 공간적으로 스페인에서 중국에까지 이른다. 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이슬람은 수많은 민족·왕조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특성을 담아냈다. 그러나 이슬람 미술을 이슬람답게 하는 것이 있었다. 서예, 아라베스크 무늬와 기하학 무늬다.

아랍 문자를 예술로 승화한 서예는 쿠란이 보급되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장중하고 각진 형태의 ‘쿠파체’, 둥근 형태의 ‘나스흐체’, 세로획이 가로획보다 3배가 긴 것이 특징인 ‘술루스체’가 인기를 끌었다.

쿠란 보관함은 식물 넝쿨을 배경으로 옆면에 쿠란 3장 18, 19절을 술루스체로 새겨 넣었다. 가장 오래된 아랍어 서체인 쿠파체로 장식한 대접, ‘티라즈(의복의 명문 장식)’, 등잔 등도 있다. 건축 장식물, 묘비석 등에서도 다양한 서체를 만날 수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특성을 보이는 기하학적 도형 무늬와 아라베스크는 신의 무한성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건축물의 꼭대기나 난간을 꾸민 ‘총안 장식물’로 추정되는 도기는 터키블루의 안료를 바르고 ‘팔메트(부채꼴로 펴진 형태의 추상적 식물 무늬)’ 반쪽 무늬를 추상적으로 조각했다. 단순하고 유연한 아라베스크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내부 공간을 외부와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된 가리개는 별이나 바람개비 모양을 사용해 반복성을 표현했다.

꽃과 잎사귀, 덩굴 등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아라베스크 무늬는 이슬람 미술의 본질적 특징을 보여준다.
인도의 무굴제국은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화려한 보석공예를 발전시켰다.
◆화려한 궁정 문화의 증명, ‘보석 공예’

전시회장을 찾으면 화려한 보석 구경에 눈이 호강할 수 있다. 박물관은 전시장 내에 별도 공간을 만들어 무굴제국의 보석 공예품으로 꾸몄다. 당대 보석 세공 장인들의 놀라운 기술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다이아몬드를 박은 금목걸이 줄과 물방울 모양의 에메랄드 팬던트가 달린 남성용 목걸이는 정갈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지녔다. 금으로 만든 손잡이 끝을 앵무새 머리 모양으로 하고, 에메랄드·루비·다이아몬드 박아넣은 장검은 화려함의 끝을 보여준다. 앵무새의 눈은 다이아몬드, 부리는 루비로 장식했다.

사람과 동물의 형상을 표현하는 것을 꺼린 이슬람은 기하학 무늬의 반복성을 통해 신의 무한성을 보여주려 했다.
8세기에 만든 정원 카펫은 페르시아 정원의 모습을 담아 당시 장인들의 놀라운 기술 수준을 보여준다.
대형 카펫과 화려한 문양의 대야, 주전자 등에서 이슬람 미술의 성숙기·전성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02)541-3173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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