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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우성 “이젠 나만의 매력 특화하겠다”

입력 : 2013-07-02 17:46:32 수정 : 2013-07-02 17: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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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나 이미지 변신을 꿈꾸냐고요? 예전엔 많이 그랬는데, 이제는 ‘정우성만의 매력’을 특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 정우성(40)이 ‘감시자들’(감독 조의석/김병서, 제작 영화사 집, 배급 NEW)을 통해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출연작 ‘검우강호’(2010)나 ‘호우시절’(2009)이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인 점을 감안하면, 순수 국내 영화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2008) 이후 5년 만인 셈이다.

그렇다고 쉬기만 한 것은 아니다. SBS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과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2011) 등 드라마 ‘외도’도 감행했다. 데뷔 후 주로 스크린에서만 얼굴을 비춰오던 그이기에 당시 드라마 출연은 ‘파격’으로 다가왔다.

파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아 ‘감시자들’에서는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깎아놓은 듯 조각같은 외모와 반듯한 이미지 때문에 주로 선한 역할만 맡아온 그에게 악역 도전은 새로운 모험과도 같았다.

“그냥 무덤덤하게 역할을 받아들였어요. 완성작을 처음 본 순간 작품 속에서 제 기능을 하는 제임스(극중 배역명)를 잘 소화해냈다는 자부심이 들었죠.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는데,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생각도 했고…. 참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어요. 애초에 악역이나 조연이라고 해서 거부감이나 부담감을 갖지는 않았어요. 연기를 시작한 후 단 한 번도 도전을 두려워해본 적은 없죠.”

정우성은 최근 세계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한국영화계에 돌아온 소감과 데뷔 20년차가 된 소회 등을 밝혔다. 5년 전에 비해 놀라우리만치 발전하고 성장한 한국영화계가 몹시 부러웠다고 털어놨다.

“영화인으로서 무척 부러웠죠. 나도 한 몫 해야 하는데 하는 조바심도 들었고요. 동료들의 영화 시사회에 초청받아 갈 때마다 부러우면서도 나는 왠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소외감도 느껴야 했어요. 5년간 쉬기만 한 건 아닌데…. 그동안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활동에 매진해야 했고, 팬들을 위해 드라마도 기웃거렸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이나 역할이 진행 중 무산되는 아픔도 여러 번 겪었고요.”

정우성과의 인터뷰 중 느낀 점은 ‘참 솔직하다’였다. 자존심 세우느라 급급한 게 아닌,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모습이 시원시원한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영상이나 화보, CF 등을 통해 ‘만들어진’ 그의 이미지는 허상에 불과했다. 실제로 그는 무척 외향적인 스타일이었다.

“신비주의요? 누가 그래요? 저 그런 거 단연코 없어요. 데뷔 후 지금까지 쭉. 제 외모가 여러 선입견들을 낳은 건 분명해요. 그런데 그걸 굳이 또 깨뜨려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가만히 있었던 거죠. 최근 영화 홍보 때문에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제가 가진 새로운 이미지를 대중에 선보인다고 생각하니까 설레고 기분 좋던데요. 실제 저는 말 많고 사람들 모으는 거 좋아해요.”

그의 외향적인 스타일은 배우뿐 아니라 ‘감독’이란 직업에도 잘 어울리는 듯 보였다. 정우성은 “혼자 잘한다고 해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협상자이자 지휘자다.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꽃미남 배우, 그 중 원조라 일컬어지는 정우성. 올해로 벌써 데뷔 20년차를 맞았다. 20년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라도 계획 중이냐고 물었더니 “전혀 없다. (이)정재씨와 와인잔이나 기울이지 뭐”라고 답하는 그다.

“배우로서 이제야 눈 뜬 기분이에요. ‘구미호’(1994) 때부터 지난 20년간 쌓아온 많은 경력과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이뤘을 거예요. 혹자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산다는 게 부담스럽지 않으냐고 물어보는데, 전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다 제가 안고 성장해야 할 부분이었던 거죠. 20대 때는 사람들이 제게 보고 싶어 하는 이미지만 보려고 하는 점이 답답했어요. 그래서 내게 어울리는 역할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역할들을 찾아다녔죠. 이제는 오히려 관객들이 정우성에게 바라는 모습들을 더 ‘특화’시켜서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해요. 꽃미남의 ‘꽃’이 아름다움을 뜻하는 말이라면 뭐 나쁘지 않아요. 앞으로도 꽃중년? 꽃노년? 어때요?”

오랜만의 스크린 공략이라 그런지 ‘흥행’에 대한 기대감 또한 감출 수 없단다. 흥행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거라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의 좋은 기운을 받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시사회나 무대인사 가서 ‘무조건 (관객) 많이’를 외치고 있어요. 저 원래 자신감 넘치는 ‘파이팅’한 성격도 아닌데, 이번엔 좀 무리하고 있죠.(웃음) 과거에는 (흥행 기대치를) 입 밖에 냈다가 혹시 실망할까봐 두려웠는데, 이젠 망설이지 않을 생각이에요. 이제는 내보일 수 있는 때가 됐다고 봐요. 오랜만에 촬영장 오면서 정말 제가 절실하고 간절하게 원했던 곳이란 걸 깨달았죠. 배우란 직업에 대한 애정도 더 커졌고요.”

정우성은 ‘감시자들’ 외에도 차기작으로 ‘신의 한수’(감독 조범구)를 일찌감치 선택해놨고 7월 첫 촬영에 들어간다. 이후에는 미쟝센단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신예 이윤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제작과 주연을 동시에 맡기로 했다.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왕성한 연기활동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넘본다는 각오다.

‘감시자들’은 경찰 감시반 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액션 스릴러 영화로, 정우성은 무표정에 냉철한 가슴을 가진 범죄전문가 제임스 역을 맡아 카리스마 연기를 펼쳤다. 그 외에도 설경구, 한효주, 이준호 등이 열연했다. 15세관람가. 7월3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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