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 19세 연하의 동성 연인과의 결혼식을 앞둔 영화감독 김조광수(48)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촬영한 웨딩화보를 공개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동성 애인 김승환(29)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지난 15일 동성 결혼을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어 두 사람은 지난 11일 인천 강화도의 한 펜션에서 턱시도와 드레스를 번갈아 입으며 웨딩 화보를 촬영했다.

공개된 화보 속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여성스러운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을 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사진 속에서는 턱시도를 나란히 차려 입었고, 캐주얼한 패션으로 해먹에 함께 누워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왜 생물학적 남성이 드레스를 입느냐”는 질문을 받은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은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잣대가 의복이고 그 의복으로 특히 여성의 몸을 제한한다. 우리의 웨딩사진을 통해 그 틀 자체를 깨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여장을 한 것이 아니라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한 것”이라며 “여성이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였던 바지를 입는 것을 허용하면서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여성성에 대한 혐오이기 때문에 우리를 통해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꾸고 싶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동성 결혼식을 담당하는 드남웨딩컨설팅 측은 “많은 신랑 신부들을 만나지만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도 여느 커플 못지않게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함께 결혼식을 준비하며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의 동성 결혼식은 오는 9월7일 진행될 계획이다.

박민경 기자 minkyung@segye.com
사진=레인보우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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