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난방으로 습도 낮춰 주도록
흐린 날씨에 우울증도 악화, 햇빛 났을 때 자주 외출을
뇌염백신 두 달 지나 효과… 6월 중 맞아두는 게 좋아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상하기 쉬우므로 각종 수인성·식인성 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또 땀을 많이 흘리지만 증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땀띠·농가진·완선 등 피부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관절의 평형상태가 깨지고 주변 근육도 긴장해 관절 질환도 악화한다. 알레르기 질환과 정신건강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철에 어떻게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수인성·식인성 질환
수인성 질환은 세균이 음료수를 통해 옮기는 병으로, 장티푸스·이질·콜레라가 대표적이다.
장티푸스에 감염되면 오들오들 떨리고 머리와 팔다리 관절이 쑤시다가, 섭씨 40도 안팎의 고열과 두통, 설사증세가 나타난다. 이질에 걸리면 초기에 구역질·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다, 3∼6주 내내 하루 수차례 설사를 하게 된다. 충분한 수분공급과 항상제 투여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예방이 최선책이다. 콜레라에 걸리면 심한 설사와 함께 탈수증상이 나타나고, 혈압이 떨어지고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한다.
식인성 질환으로는 식중독과 비브리오 패혈증 등을 들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수인성·식인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손 씻기, 음식물 끓여먹기, 조리기구 청결 소독, 음식물 오래 보관하기 않기 등 위생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관절계 질환
장마철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 골관절계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다. 기압변화로 인해 관절 부위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의 순환에 장애가 생겨 증상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장마철 높은 습도도 관절의 부종과 통증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환기나 적당한 난방을 통해 장마철엔 80% 이상 되는 습도를 50% 이내로 낮춰주는 것이 좋다. 온욕과 온찜질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한번 정도는 40∼42도의 물에서 10∼15분간 온욕을 하고, 목욕을 하는 동안 가볍게 통증 부위를 마사지해주면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온찜질도 진통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관절염 환자는 장마철 체중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표준체중만 유지해도 관절염 발생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관절염 환자라면 장마철에도 운동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마철에 가장 하기 좋은 운동으로는 수영이 꼽힌다. 산책, 실내 자전거 타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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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가 높은 장마철에 각종 질환을 예방하려면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침구류는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연일 비가 오고 흐린 장마철에는 무기력해져서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특히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은 그 정도가 심해져 힘든 일이 아니어도 벅차다는 느낌을 받고, 뇌의 정보처리 능력도 떨어져 업무수행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진다. 장마철에도 활기있게 활동하려면 해가 나왔을 때는 꼭 외출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집 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가급적 해가 많이 드는 창가에 앉고, 실내조명도 환하게 밝히는 게 좋다.
◆알레르기, 감염 질환
장마철에는 천식·알레르기 비염도 악화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주범인 집먼지 진드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고, 침구·옷·커튼 등은 빨래하며 더운 물에 삶아야 한다. 동물의 털로 만든 담요·이불 등은 화학섬유로 대체하는 게 좋다.
장마철에 주의할 감염질환으로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두 피부 면이 맞닿은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인 간찰진 등이 있다. 젖은 신발을 충분히 말려서 신고, 뚱뚱한 사람은 접촉 부위에 파우더를 뿌려 마찰을 방지해 주는 게 좋다.
이밖에 장마와 함께 활개를 치는 모기를 통해 옮겨지는 뇌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염백신은 접종 후 최소 2개월이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6월이 지나가기 전에 접종을 마쳐야 효과가 있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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