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부양 기조… 유럽도 성장정책
증시 주변 단기자금 꾸준하게 늘어 4차 펀드 붐은 과연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까.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출구전략 우려가 일으킨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를 맞아 국내 증권가에선 대체로 올 하반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주식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증시 주변 단기자금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에 역대 4번째 펀드 붐이 도래할 환경이 조성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하락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투자심리 악화 때문인 만큼 주식시장은 조만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예상이다. 정책 효과로 인한 경기 회복 징후가 서서히 증시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것이다. IBK투자증권 나중혁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기부양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유럽 역시 주요국이 성장 위주의 정책 전환을 할 것”이라며 “국내 경제는 성장동력 약화에도 강도 높은 정책공조를 통한 경기부양 노력과 해외 모멘텀으로 하반기 3% 중반 내외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증권가 한편에선 4차 펀드 붐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2009년 이후 증시를 떠났던 가계 자금이 증시로 돌아올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2009년 3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이탈한 가계 자금은 그 규모가 주식형펀드와 예탁금을 합쳐 70조1000억원에 달한다. 가계 자금이 빠져나간 증시는 외국인 의존도가 심해졌다.
최근 가계자금이 증시로 회귀할 가능성이 제기된 건 달라진 경제 여건 때문이다. 금리 조건이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이전 펀드 붐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국내 증시는 1994년, 1999년, 2005∼2008년 세 차례의 펀드 붐을 경험했다. 공통점은 모두 ‘절대 저금리, 부동산 시장 안정, 주가 후행성’이라는 특성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대체로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후 완만한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증시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고 한다. 아울러 주택 가격이 횡보 내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때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흘러 들어왔다는 것이다.
최근 상황도 이 같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시장이 바닥을 통과하는 양상이다. 코스피만 2011년 이후 지속된 상단 2050선의 박스권을 넘어서면 가계 자금 증시 유입을 통한 펀드 붐을 기대해볼 만 하다는 것이다.
◆역대 펀드 붐의 위력은
4차 펀드 붐의 파고는 얼마나 높고 길까. 역대 펀드 붐의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 규모는 1차 6조1000억원, 2차 66조8000억원, 3차 109조2000억원에 달했다. 펀드 붐의 위력은 갈수록 길고 강해진 셈이다.
94년 1월 시작해 다음해 1월까지 이어진 1차 펀드 붐은 20%에 달한 금리가 1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입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상태에서 일어났다. 코스피가 바닥에서 100% 이상 오른 후 증시로 자금 유입이 시작돼 다시 20.4% 추가 상승했다.
외환위기 상황이었던 98년 12월 시작돼 2000년 4월 끝난 2차 펀드 붐의 경우 ‘바이 코리아로 국난을 극복하자’는 캠페인과 맞물려 열풍을 일으켰다. 역시 20%를 넘었던 고금리가 한 자리대로 하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 이후 코스피는 펀드 붐 기간 88.4% 상승했다.
2005년에서 2008년간 진행된 3차 펀드 붐은 시장 금리가 5%를 밑돌고 노무현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2006∼2007년 부동산 시장이 일시 안정된 후 코스피가 바닥에서 70% 이상 오르면서 시작됐다. 3차 펀드 붐 동안 코스피는 135% 추가 상승했다.
◆4차 펀드 붐의 조건
일단 주가 견인을 위한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박스권 탈출에 가장 중요한 세력은 외국인의 힘이다. 뱅가드 비중 축소로 인한 외국인 순매도가 7월에 일단락되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증시에 대한 가계의 높은 불신감은 4차 펀드 붐 조성의 장애 요인 중 하나다. 금융위기를 여러 번 경험한 일반 투자자의 경계심리가 워낙 강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계 자금 유입 여건은 조성됐지만 투자자들의 단기투자 성향이 강해 조금만 수익이 나면 바로 환매해버리는 만큼 예전 같은 펀드 붐이 지속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도 만약 집값이 떨어지면 가계 자금이 부동산에 묶이는 매몰 자금으로 바뀌는 만큼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안정감이 형성돼야 한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 가계 금융순자산은 2012년 말 기준 1300조원대일 정도로 풍부한 만큼 주식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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