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작품’ 고려한 카드인 듯
朴대통령도 수차례 의미 강조 북한이 6일 남북회담을 제의하면서 ‘7·4 남북공동성명을 공동으로 기념하자’고 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북한이 7·4공동성명을 남북 공동으로 기념하자고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남북 당국 간 최초의 합의인 7·4공동성명은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평양에 보내 남북 비밀 회담을 가진 뒤 1972년 7월4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성명을 발표했다.
7·4공동성명은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통일 3원칙’을 제시했다. 또 중상비방과 무력도발 중지, 다방면적 교류, 남북 적십자회담 성사, 서울과 평양을 잇는 직통전화 가설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 공동성명은 이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2000년 6·15 공동선언의 토대가 됐다.
북한은 7·4공동성명이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이라는 점을 고려, 느닷없이 이 성명을 들고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의원(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시절인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7·4공동성명의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북한이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정상합의문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외에 박정희정부의 남북합의를 전면에 내세운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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