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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 新온고지신] 국궁진력(鞠躬盡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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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6-05 21:52:51 수정 : 2013-06-05 21: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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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열사의 공의로운 정신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청사(靑史)에 빛남이다. 충신이 남긴 언행과 글들은 세월을 뛰어넘어 회자된다. 예컨대 제갈공명을 보자. 촉한의 소열제 유비로부터 세 번이나 깍듯한 방문을 받고 유비를 돕는 데 진력했다. 유비가 죽고, 그 아들 유선을 섬기는 데에도 충성을 다했다.

1800여년 전 공명이 싸움에 나갈 때 두 차례 임금에게 올린 출사표는 나라와 겨레, 주군을 위한 충신의 마음이 절절히 배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첫 번째 출사표에 이런 내용이 있다. “모시는 신하들 안에서 게을리하지 않고, 충성의 뜻을 지닌 무사들이 바깥에서 국토를 보위하는 것은 대체로 선제의 특별한 대우를 입어 이것을 폐하께 갚고자 하는 것입니다(侍衛之臣 不懈於內 忠志之士 忘身於外者 蓋追先帝之殊遇 欲報之於陛下也).”

한편 공명의 후출사표 마지막에 ‘국궁진력(鞠躬盡力)’이란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몸을 굽히고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다. 후세인들로부터 ‘만세의 책사요 충신’으로 추앙받고 제사를 받는 연유이다.

이처럼 인류역사에는 전쟁 등 조국이 위난에 처했을 때 목숨을 초개처럼 버려 나라와 겨레를 구한 충절들이 많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쟁이 터지면 상당수 사람들은 자신과 처자식 보호 수준에서 살기에 급급해한다. 나무랄 일은 아니다. 인간의 본능일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조국과 겨레를 위해 단심(丹心)의 의기로써 희생한 분들과 유족은 존경받고 보훈받아야 한다.

현충일이다. 호국영령에 대해 제향(祭享)하고 길이 정신을 기려야겠다. ‘묵자’는 ‘의롭게 돌아가신 이들과 하늘을 숭배해야 한다(崇鬼拜天)’며 “감사한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면 천하가 흥하고, 하늘을 의심해 믿지 않으면 백성이 망하며, 충의를 해치면 재앙이 일어난다(事鬼尊神天下興 疑天不信萬民亡 害義侵忠起苛殃)”고 경책한 바 있다. 충절을 기리자!

녹명문화연구소장

鞠躬盡力 :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몸을 굽히고 최선을 다한다’는 뜻.

鞠 굽힐 국, 躬 몸 궁, 盡 다할 진, 力 힘 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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