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영이가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 내가 아내를 끌어안았더니 “아앙!” 소리내어 울며 두 팔을 앞으로 뻗고 발발 걸어왔다. 외할머니는 이제 자기 거니 손대지 말라는 소리였다. 외손자한테 마누라를 빼앗겼다고 농담하며 나는 껄껄 웃었다.
할아버지는 맞벌이를 하는 딸 부부를 위해 외손자를 돌보면서 느끼는 기쁨, 감동, 보람의 순간들을 꼼꼼히 기록했다. 한 장 두 장 쌓인 기록들은 ‘하찌의 육아일기’(터치아트 1만3000원)로 세상에 공개됐다. 저자는 번역가이자 성균관대 번역대학원 겸임 교수를 지낸 이창식씨(64). ‘하찌’는 외손자 재영이가 할아버지를 부르는 호칭이다.
일기는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드는 손자의 재롱, 수시로 마주치는 감동적인 순간들 뿐 아니라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아찔한 기억 등 힘겨운 순간들도 생생히 전한다. 저자는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분들과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이와 별개로 이 책은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건네는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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