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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자리 청탁 백제 편지목간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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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문문’ 학술대회서 발표
2010년 부여 구아리서 발견
의자왕 외손 묘지명도 소개
2010년 충남 부여군 구아리 319 유적 발굴조사에서 목간(나무에 쓴 편지)이 발견됐다. 의례적인 인사로 시작한 편지는 신세 한탄과 청탁으로 이어진다. “이 몸은 빈궁하여 하나도 가진 게 없으며 벼슬도 얻지 못하고 있나이다. 그러나 좋고 나쁨에 대해서 화는 내지 말아주십시오(於此貧薄 一无所有 不得仕也 莫瞋好邪)” “음덕을 입은 후 영원히 잊지 않겠나이다(荷陰之後 永日不忘)”라며 읍소로 마무리했다. 

인사 청탁하는 내용이 담긴 백제시대 목간.
예나 지금이나 ‘을(乙)’의 ‘갑(甲)’에 대한 청탁은 절절하다. 목간은 무려 1500년 전쯤 백제가 사비(부여)에 도읍하던 시기(538∼668)의 것이다. 긴 판자 형태인 목간은 길이 25.2㎝, 폭 3.5㎝다. 한 구절이 4글자인 4구체이며, 앞면에 4언3구가 있고 뒷면에 4언5구가 확인된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든다. 편지에 당연히 있어야 할 수신인과 발신인이 없다. 전체의 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목간은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작아보인다. 청탁의 편지이면서도 글자가 일정하지 않은 등 격식을 갖추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 목간의 일반적인 두께(0.5∼0.6㎝)에 비해 이 목간은 0.3㎝ 이하로 얇다.

목간을 발굴하고 판독한 부여군문화재보존센터 심상육 선임연구원과 김영문 전 서울대 중문과 강사는 이 목간이 “부치지 못한 편지였다”는 답을 내놨다. 종이 혹은 천에 적을 내용을 연습한 것이라는 추정이다. 연습이었기 때문에 편지의 형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글자도 엉망이다. 이 같은 내용은 25일 학술문화운동단체 ‘문문(文文)’의 2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백제 편지목간 외에도 성남 판교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발굴한 고려시대 비로자나불상 1구와 지장보살상 2구가 처음으로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며, 당으로 끌려간 백제 의자왕의 외손 묘지명(墓誌銘)도 소개된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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