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5점이나 주고 7-15로 대패했다.
선발 김상현을 필두로 8명의 투수가 등판했으나 넥센의 뭇매를 견디지 못하고 대량실점했다.
8일 SK와의 경기에서 역대 최다 점수차(10점) 역전패라는 수모를 당하고 12-13으로 무릎을 꿇은 이래 두산은 4차례나 두자릿수 이상 점수를 허용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12일 막내구단 NC와의 경기에서 무려 17점을 헌납하며 5-17로 패했고 18일 한화와의 대결에서도 2-14로 참패했다.
한 번 무너지면 밑도 끝도 없이 점수를 주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두산은 '도깨비' 팀이 되고 말았다.
짜임새가 좋은 두산의 방망이는 9개 구단 중 톱 클래스에 속한다.
팀 타율 1위(0.291), 경기당 평균 득점 1위(5.77점), 경기당 평균 안타 1위(10.15개)를 달리며 8개 구단 마운드에 위협을 준다.
그러나 마운드 사정은 여의치 않다.
3점대를 유지하던 팀 평균자책점은 최근 난타를 당해 4.85까지 치솟아 전체 8위로 내려앉았다. 경기당 평균 피안타율도 0.282에 달해 많이 얻고 많이 퍼주는 비생산적인 야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투타에서 비교적 균형을 이룬 4강 경쟁팀인 삼성, 넥센, KIA와 비교하면 두산의 불균형은 두드러진다.
현재 두산 투수진의 가장 큰 문제는 선발과 불펜의 동반 부진에 있다.
다승 공동 2위(5승), 평균자책점 1위(1.58)를 달리는 우완 더스틴 니퍼트만 제 몫을 하고 있을 뿐 노경은(1승), 김선우(2승)는 3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팀 타선이 외면한 탓에 두 투수는 잘 던지고도 2경기씩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해 승수를 쌓는데 고전 중이다.
왼손 용병 개릿 올슨의 이탈로 벌어진 선발과 불펜의 붕괴 도미노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올슨이 갑작스러운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4월 초 1군에서 빠지자 김진욱 두산 감독은 불펜 투수를 선발로 기용하는 고육책을 썼다.
하지만 대체 요원 김상현이 최근 체력 저하로 최근 세 경기 선발 등판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하자 불펜 운용에도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변진수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이들마저 부진에 빠지자 경기 막판까지 끈끈하게 따라붙던 두산 특유의 팀 색깔마저 사라졌다.
최근 불펜 투구를 끝낸 올슨이 복귀를 준비 중이고, 팔꿈치를 수술한 강속구 투수 이용찬도 1군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두산 마운드는 선발진을 새로 짜는 6월 이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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