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잘 어우러진 영상으로 황홀경
가수의 정체성과 상통하는 이미지는
관객들을 특정세계로 안내하는 엔진
어둠이 낮게 깔린 무대에 회색빛 깃털이 둥둥 떠오른다. 객석은 깊은 바다처럼 고요하다. 야광봉을 흔드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무대를 사각형으로 둘러싼 스크린에는 무의식을 자극하는 원시적인 빛과 도형이 부유한다. 의미를 알 수 없는 형체는 관객을 깊은 바닷속으로 안내한다. 이내 심연으로 빨려들어가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고래 배 속에서 열리는 향연. 지난 19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시규어로스의 공연은 이러한 말과 잘 어울렸다. 이질적인 노래와 영상이 결합한 무대는 근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을 자극했다.
![]() |
| 시규어로스, 크라프트베르크, 조용필, 빅뱅, 이승열 등 최근 호평받은 대중가수의 콘서트에는 음악과 조화를 이룬 영상이 있었다. 영상은 혁신·실험적인 공연을 이끄는 주요한 요소가 됐다. |
대중가수의 공연에서 이제 영상은 빠질 수 없는 콘텐츠가 됐다. 최근 호평받은 콘서트의 공통점은 영상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가수의 정체성과 통하는 이미지를 이용해 오감을 이끌어냈다. 음악에 접목된 영상은 관객을 특정 세계로 안내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
![]() |
| 시규어로스 내한공연의 한 장면. |
4월 19집 ‘헬로’를 발표한 가왕 조용필도 이러한 추세를 놓치지 않았다. 조용필은 19집 쇼케이스에서 무대를 다양하게 분할하는 ‘미디어월(Media Wall)’을 선보였다. 노래 부르는 동안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무대 교체 시기에는 기존 영상과 인터뷰가 나오는 거대한 스크린이었다. 4월23일 쇼케이스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용필은 “음악에 대한 마음을 그림이나 텍스트로 보여줄 수 있는 소통의 도구를 준비했다”며 “‘미디어월’은 관객의 반응과 음악 분위기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양방향 미디어”라고 설명했다.
![]() |
|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중에서. |
규모는 작지만 가수 이승열도 영상을 활용한 실험적인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승열은 지난해 12월 CGV 청담씨네시티 엠큐브에서 진행한 콘서트에서 가수를 비추는 조명 대신 객석을 둘러싼 3개 면을 영상으로 채웠다. 300여명의 관객은 그들을 휘감은 영상에 둘러싸여 노래를 느끼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승열은 “영상을 통해 공간감을 비틀고 공간을 비현실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시각·청각을 최대한 활용해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새만금 AI 밸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9/128/20260609517674.jpg
)
![[데스크의눈] 균형발전과 지방선거 그리고 2030 집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14/128/20260414521104.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그림이 주는 선(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26/128/20260526517047.jpg
)
![[오늘의시선] 선관위 개혁,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2/08/30/128/2022083052504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