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작품은 크게 ‘심상풍경’ 연작과 ‘우주’ 연작으로 나뉜다. 1980년대 이후부터 등장한 심상풍경 연작은 말 그대로 마음속을 흐르는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작가는 마치 논밭의 구획을 나누듯, 구분된 공간 속에 민화의 소재를 파편화해 표현했다. 구분된 틀 속에서 갖가지 다른 이야기들은 저마다 정취를 모락모락 피어낸다. 긴 세월을 거쳐 온 산수의 역사를 켜켜이 쌓아올리며 그들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넉넉히 담아내는 작가의 역량을 보여준다. ‘우주’ 연작에서는 심상풍경 연작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의 사유가 자유롭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신화·설화·토템 등 전통적인 소재를 단순화시켜 이들이 자유로이 유영하는 모습을 마치 우주의 풍경처럼 나타냈다. 여기에 우주적 도상, 가령 별자리나 뇌우와 같은 이미지, 나아가 작가를 둘러싼 일상의 소재들까지 화면 속에 자유롭게 담아냈다.
서울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02-730-1144)에서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 서림(02-515-3377)에서 6월5일부터 6월14일까지.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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