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빈 디젤, 미셸 로드리게즈 등 다른 배우들보다 먼저 한국에 온 성 강은 13일 서울 강남구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 취재진과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성 강은 “동양인은 서양인들과 다른 렌즈를 이용해야 화면에 잘 나오는데, 이번 영화에서 린 감독이 신경을 써줘서 내 모습이 잘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 감독들에 관한 질문에 “물론 잘 알고 있다”면서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나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모두 봤다”고 답했다.
이어 “나도 처음엔 한국계 감독들이 할리우드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매우 좋아했다”는 그는 “그런데 할리우드는 철저한 비즈니스 세계다. 흥행에 성공을 못하면 바로 도태되는 시스템이다. 미국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그 영화가 자신의 스타일에 잘 맞는지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멋진 영화 잘 만들 수 있는데, 그와 똑같은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만들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안 가는 게 낫다”고 쓴소리했다.
월드스타 이병헌과의 특별한 인연도 밝혔다. “영화 촬영 중 뉴올리언즈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그는 “이병헌은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고, 그의 액션을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먼저 할리우드에서 자리매김한 한국계 배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성 강은 “동양인 배우가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나왔다고 하면, 제작자들은 그에게 액션연기만 시킨다”면서 “이병헌은 ‘지.아이.조’ 1편과 2편, ‘레드 2’까지 찍었다. 이제는 대사 많고 캐릭터로 승부하는 작품에 출연해야 한다. 액션 말고 다른 걸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동양인 배우라고해서 할리우드에서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빈 잔에 물이 반밖에 안 채워졌느냐, 반이나 채워져 있느냐의 문제”라면서 “할리우드 영화는 철저하게 상업적이다. 그리고 미국에는 백인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수많은 백인관객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 시각으로 할리우드를 바라보려 한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성 강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영화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면서도 “할리우드에서의 경력을 이용해 무작정 뛰어들긴 싫다. 난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말로 제대로 된 연기를 하고 싶다. 이는 영어로 활동하는 다니엘 헤니와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시리즈 6편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은 정부의 추적을 피해 전 세계를 떠돌던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가 베테랑 정부요원 홉스(드웨인 존슨)을 통해 연인 레티(미셸 로드리게즈)의 생존사실을 알게 되고, 최고 정예 멤버들과 군 호송차량을 노리는 레이싱팀 소탕 작전에 가담하는 내용을 그린다.
‘패스트&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부터 시리즈에 합류한 성 강은 최고의 운전실력을 보유한 도미닉 팀의 최정예 멤버 한 역을 맡아 액션연기를 펼쳤다. 오는 5월23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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