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양성평등의식 확산
가족공동체 의미 점차 약화돼
■기출문제
제시문 〈가〉, 〈나〉, 〈다〉를 논지를 통해 〈보기〉의 가족해체 현상을 설명하시오.
〈동국대 2013 모의 논술 응용〉
〈가〉 산업화는 직업구조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가족의 경제적 재원의 토대를 변화시켰다. 취업구조의 변화는 가족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는 근대화된 부문에 취업하게 됨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가족과 일터의 관계도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가족이 하나의 생산공동체를 이루는 경우와는 질적으로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됨을 의미한다.
즉 근대화된 부문의 취업으로 인해 가족과 일터의 분리가 진행되며, 공사영역의 분리가 뚜렷해지고 가족의 경제적 기능도 전문화되어 생산기능은 기업이나 공장으로 이전되고 가족에게는 소비의 기능이 남겨진다. 가족의 소비기능이 강화되었다 함은 가장이나 가족성원의 직업과 수입 정도에 따라 가족이 누릴 수 있는 생활기회나 생활양식이 결정됨을 의미하며, 나아가 이러한 소비생활 수준이 가족생활 만족도 및 가족구성원의 정체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나〉 지난 세기 말부터 본격화된 한국 가족의 현실적 위기가 수반한 고통과 부담에 대해 한국인들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이러한 반응은 크게 ‘항의’, ‘이탈’, ‘축소’, ‘유보’의 네 가지로 묶이는데, 이 가운데 뒤의 세 가지 반응이 ‘탈가족화’ 추세를 구성한다. 탈가족화는 일종의 ‘위험 회피(risk aversion)’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즉 가족으로부터의 이탈, 가족 범위·규모의 축소, 가족 형성의 유보 등 탈가족화 형태는 가족의 기능적 과부하에 반해 과도한 개인적·사회적 위험에 대한 회피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가족과 관련한 이탈, 축소, 유보는 공통적으로 가족의 인구학적 재생산 기반을 위축시키는 현상들로서 궁극적으로 국가 인구정책의 대전환을 촉발시키게 되었으며, 그러한 정책 전환은 가족의 기능적 부담에 대한 국가의 근본적인 책임성을 인정하는 의미가 있다.
〈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족가치관은 어떠한 것인가? 이에 대해 몇몇 가족학자들은 우리 사회의 가족가치관은 원래 가족중심주의와 가부장제를 기본 축으로 하였으나, 서구화와 산업화, 도시화의 결과로 인해 개인중심주의와 양성평등의식이 확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중략…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이와 같은 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집단은 누구일까? 우리 사회에서 가족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집단은 미혼여성이다. 미혼여성들은 결혼에 대한 태도에서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항목에 대해 단지 11%만이 긍정적인 대답을 한 반면, 미혼 남성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29%가 그렇다고 대답하여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가족가치관의 한 영역인 출산 가치관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는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결혼 후에 반드시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91년 90.3%에서 2000년 58.1%, 2005년 23.4%로 급속히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기〉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 넷 중 하나는 1인 가구다. 절반은 부부·부자·모자 형태로 이뤄진 2인 가구다. ‘둘이 벌지만 아이는 안 낳는다’는 딩크족을 넘어 아예 결혼을 안 하는 ‘비혼’ 경향도 뚜렷하다.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가족 없이 홀로 지내며, 고독사도 매년 늘고 있다.
…중략…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전체 1733만9000가구 가운데 1∼2인 가구가 48.2%에 이른다. 2인 가구가 420만5000가구(24.3%), 1인 가구가 414만2000가구(23.9%)이다. 1인 가구가 처음으로 4인 가구 비율(22.5%)을 뛰어넘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2025년 31.3%,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최근 10년간 1인 가구가 191만7000가구 늘었는데, 이 중 미혼 상태의 1인 가구가 88만6000가구로 증가분의 46.2%를 차지한다. 미혼 남녀가 결혼을 기피한다는 의미다. 이혼율도 여전히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이혼율은 소폭 감소했지만 50대 이상 황혼이혼은 7년째 증가했다. 전체 이혼율이 줄어든 것도 경제불황에 따른 ‘이혼 유보’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1월31일자 세계일보〉
제시문 〈가〉, 〈나〉, 〈다〉를 논지를 통해 〈보기〉의 가족해체 현상을 설명하시오.
〈동국대 2013 모의 논술 응용〉
〈가〉 산업화는 직업구조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가족의 경제적 재원의 토대를 변화시켰다. 취업구조의 변화는 가족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는 근대화된 부문에 취업하게 됨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가족과 일터의 관계도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가족이 하나의 생산공동체를 이루는 경우와는 질적으로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됨을 의미한다.
즉 근대화된 부문의 취업으로 인해 가족과 일터의 분리가 진행되며, 공사영역의 분리가 뚜렷해지고 가족의 경제적 기능도 전문화되어 생산기능은 기업이나 공장으로 이전되고 가족에게는 소비의 기능이 남겨진다. 가족의 소비기능이 강화되었다 함은 가장이나 가족성원의 직업과 수입 정도에 따라 가족이 누릴 수 있는 생활기회나 생활양식이 결정됨을 의미하며, 나아가 이러한 소비생활 수준이 가족생활 만족도 및 가족구성원의 정체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나〉 지난 세기 말부터 본격화된 한국 가족의 현실적 위기가 수반한 고통과 부담에 대해 한국인들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이러한 반응은 크게 ‘항의’, ‘이탈’, ‘축소’, ‘유보’의 네 가지로 묶이는데, 이 가운데 뒤의 세 가지 반응이 ‘탈가족화’ 추세를 구성한다. 탈가족화는 일종의 ‘위험 회피(risk aversion)’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즉 가족으로부터의 이탈, 가족 범위·규모의 축소, 가족 형성의 유보 등 탈가족화 형태는 가족의 기능적 과부하에 반해 과도한 개인적·사회적 위험에 대한 회피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가족과 관련한 이탈, 축소, 유보는 공통적으로 가족의 인구학적 재생산 기반을 위축시키는 현상들로서 궁극적으로 국가 인구정책의 대전환을 촉발시키게 되었으며, 그러한 정책 전환은 가족의 기능적 부담에 대한 국가의 근본적인 책임성을 인정하는 의미가 있다.
〈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족가치관은 어떠한 것인가? 이에 대해 몇몇 가족학자들은 우리 사회의 가족가치관은 원래 가족중심주의와 가부장제를 기본 축으로 하였으나, 서구화와 산업화, 도시화의 결과로 인해 개인중심주의와 양성평등의식이 확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중략…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이와 같은 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집단은 누구일까? 우리 사회에서 가족가치관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집단은 미혼여성이다. 미혼여성들은 결혼에 대한 태도에서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항목에 대해 단지 11%만이 긍정적인 대답을 한 반면, 미혼 남성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29%가 그렇다고 대답하여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가족가치관의 한 영역인 출산 가치관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가치관 변화는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결혼 후에 반드시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91년 90.3%에서 2000년 58.1%, 2005년 23.4%로 급속히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기〉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 넷 중 하나는 1인 가구다. 절반은 부부·부자·모자 형태로 이뤄진 2인 가구다. ‘둘이 벌지만 아이는 안 낳는다’는 딩크족을 넘어 아예 결혼을 안 하는 ‘비혼’ 경향도 뚜렷하다.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가족 없이 홀로 지내며, 고독사도 매년 늘고 있다.
…중략…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전체 1733만9000가구 가운데 1∼2인 가구가 48.2%에 이른다. 2인 가구가 420만5000가구(24.3%), 1인 가구가 414만2000가구(23.9%)이다. 1인 가구가 처음으로 4인 가구 비율(22.5%)을 뛰어넘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2025년 31.3%,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최근 10년간 1인 가구가 191만7000가구 늘었는데, 이 중 미혼 상태의 1인 가구가 88만6000가구로 증가분의 46.2%를 차지한다. 미혼 남녀가 결혼을 기피한다는 의미다. 이혼율도 여전히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이혼율은 소폭 감소했지만 50대 이상 황혼이혼은 7년째 증가했다. 전체 이혼율이 줄어든 것도 경제불황에 따른 ‘이혼 유보’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1월31일자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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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유보, 이혼 등 탈가족화현상이 심화하면서 1∼2인 가구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의 한 자치구 직원과 소방관계자가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안전점검을 벌이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위에서 소개하고 있는 동국대학교의 경우 기존 2012학년도 논술유형과는 달리 영어 제시문이 사리지고, 문항 수가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수시논술을 완벽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 해에 공개되는 모의 및 예시 논술문항을 바탕으로 기존의 유형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한편 몇몇 대학은 모의 및 예시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그 전년도의 논술문제와 유사하게 출제될 것을 암시하는 것이므로 전년도 수시논술문항을 바탕으로 논술의 유형을 익히며 대비해야 한다.
◆가족관이 변하게 된 원인
2013학년도 동국대학교 모의논술은 ‘가족의 구조변화’라는 주제로 출제되었다. 실제의 논술문항에서는 〈보기〉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가족형태인 4인 가구의 모습이 2인 가구의 변화하는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1인 가구’의 등장과 ‘독거노인’의 비중 증가를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제시한다.
제시문 〈가〉, 〈나〉, 〈다〉는 이러한 가족해체현상의 원인 분석에 대한 토대를 제시한다. 제시문 〈가〉, 〈나〉, 〈다〉는 공통적으로는 사회구조의 변화를 그 원인으로 제시한다. 〈가〉에 따르면 산업화가 원인이다. 기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면서 일상생활의 공간과 사회활동의 공간이 분리되고, 이에 따라 소비의 기능만 강조되는 가족은 가족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으로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탈가족화’의 원인을 ‘위험회피현상’으로 분석한다. ‘항의’, ‘이탈’, ‘축소’, ‘유보’ 등의 반응은 결국 개인적·사회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가족의 의미를 더 이상 안전한 생활의 터전에 두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다〉는 의식변화를 제시한다. 개인중심주의와 양성평등의식의 확산은 가족관의 변화를 가져와 기존사회의 가족공동체의 의미가 약화된 것이다.
결국 〈가〉, 〈나〉, 〈다〉는 모두 외부의 사회변화가 가족구성원들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를 더 이상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게 만듦으로써 〈보기〉와 같은 가족의 축소 내지는 해체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의 이면에 우리의 경제적·합리적 판단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가〉, 〈나〉, 〈다〉를 아우를 수 있는 공통의 요지는 사회의 구조적 변화이지만 그 변화의 핵심동력이 사회구성원들의 이해타산적인 사고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요구와 압력에 안녕과 평온의 터전인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것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바람직한 가족관을 되새겨봐야 함을 말해 주지만, 그 본질이 경제적인 합리성에 있었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와 가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반성케 하는 대목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 행사가 많은 5월은 어찌 보면 1년 중 가장 바쁜 달이다. 하지만 그 바쁨은 다른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것이기에 그 자체로 개인에게 가장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개인은 바쁜 각자의 생활 속에서 가족모임은 어느덧 부차적이거나 의무적인 것으로만 인식하곤 한다. 가족의 의미는 가족구성원 개인의 요구와 의무가 얽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바쁜 생활이 우선시되어 때로는 가족을 불필요한 존재로 여기기도 한다.
2012학년도 성균관대 수시논술(인문1)의 〈제시문1〉에는 경제학자 게리 베커(Gary Becker)의 이론을 소개한다. 인간의 행위는 모두 경제적인 합리성으로 설명할 수 있으므로, 부모의 양육 역시 자신들의 안정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며 현명한 투자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논리적인 반증이 어려운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합리적인 판단에 꽤나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 헌신, 양보, 배려, 희생 등의 숭고한 가치는 경제적 합리성으로 결코 설명할 수 없지만 반드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요소이다. 당위적 필요성은 논리적 증명보다 우선해야 한다. 우리는 직장인이고 학생이며, 민주사회의 구성원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자식이며 누군가의 형제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수시논술은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하나의 관문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이렇듯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물론 도덕성을 평가하고 인간됨을 판단하는 과정은 결코 아니지만, 고교과정을 마친 학생에게 던지는 사회적·철학적 담론은 단순히 암기를 잘했는가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여 자신을 너무도 잘 아는 사람들이기에 더욱 소중한 존재가 가족이다.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가족’을 이렇게 정의한다. 아무도 보는 사람만 없다면 슬쩍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라고. 과연 그러한가. 자신에게 가족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이전에, 자신이 가족에게 어떠한 존재인지를 생각해 보자.
조대우 강남인강 인문논술 강사, ㈜C&A논술 대치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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