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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 플라자' 참사 “정부는 한계…소비자가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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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5-05 22:27:07 수정 : 2013-05-05 22: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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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산업=국부’ 인식 팽배해
고객이 근로환경 관심 가져야
의류공장 ‘라나 플라자’ 붕괴 참사를 놓고 방글라데시 안팎에서 자성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노동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국제 노동인권 단체들은 현지 정부의 의지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경고한다.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덜 시끄러운 제3세계 국가로 생산공장을 바꾼 다국적기업과 싼 제품만 찾을 뿐 노동조건에는 무관심했던 소비자들이 나서 피의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2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참사를 계기로 반드시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보다 엄격하고 단호하게 관련 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온 ‘레퍼토리’다. 라나플라자 참사는 2005년 73명이 희생된 붕괴사고와 판박이인 동시에 지난해 11월 110여명이 희생된 타즈린 화재사고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발생한 것이다.

노동단체 관계자들은 방글라데시가 의류산업을 ‘국부(國富)’로 인식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외화와 일자리를 안겨준 의류산업은 되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노동학연구소 시에드 술탄 우딘 아흐메드 사무총장은 “특히 정부는 지난 20년간 해당 산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동환경과 최저임금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에 위탁생산을 맡긴 기업들의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기업이 별다른 개선 노력없이 지금처럼 공급라인을 바꾸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은 ‘폭탄 돌리기’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정생산’ 운동단체 ‘클린클로즈캠페인’ 관계자는 “방글라데시 관련 협회 및 국제노동단체, 다국적기업과 함께 화재 및 건물 안전 협정 체결을 추진했지만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2곳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윤 추구가 기업의 속성인 만큼 소비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브래드 애덤스 ‘휴먼 라이츠 워치’ 아시아국장은 “글로벌기업은 물론 소비자들도 방글라데시의 노동착취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렸다”며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인간적인 조건에 대해 최소한의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덤스 국장은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업·정부의 움직임은 불매운동이 아닌 최소한의 기준을 갖춰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소비자운동을 통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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