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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선수 출신 '체육 대통령'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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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10 14:05:21 수정 : 2013-04-10 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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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준비 등 업무 산적
은퇴선수들 맞춤형 직업훈련 최선
유도계 대부… 태릉선수촌 1호 입촌
그간 받은 은혜 봉사하며 보답할 것
대한체육회장은 흔히 ‘체육 대통령’으로 불린다. 대한체육회는 아마추어 스포츠를 육성하고 축구협회 등 58개 경기 가맹단체를 지도·감독할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겸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치러진 체육회장 선거에서 한국 유도계의 ‘대부’인 김정행(70) 용인대 총장이 당선됐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 출신이 체육회장을 맡기는 체육회 93년 역사상 처음이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16년 동안 체육회 부회장으로 활약했고, 2전 3기의 도전 끝에 체육계의 대권을 잡았다. 김 회장은 평생을 경쟁위주의 스포츠인으로 살았지만 장외에서는 늘 화합과 포용을 최고 덕목으로 내세웠다고 강조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 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올림픽회관 13층 집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 등을 들어봤다.

대담=박병헌 선임기자

―순수 체육인으로 체육회장직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을 텐데요.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어깨너머로 본 것과는 크게 다르더군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주도적으로 집행해야 할 체육정책이 산적해 있고, 또 그 사업에 필요한 예산 확보 등 할 일이 태산같습니다. 제가 자칫 일을 잘못하면 운동선수 전체가 욕먹을까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체육회장은 비상근직이지만 매일 출근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취임사에서 체육인 복지를 유난히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은퇴 후에 선수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중요합니다. 운동밖에 몰랐던 선수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야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저 또한 그런 길을 걸을 뻔했지만 늦게나마 공부를 해서 대학에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은퇴 선수들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해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제고시킬 것입니다. 또한 은퇴를 준비 중인 선수에게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개인별 컨설팅부터 집합교육, 취업알선,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갖춰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체육 분야 핵심공약 중 하나로 현역 및 은퇴선수에 대한 고용지원을 언급하셨던 만큼 정부와 국회 등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용인대에서 무려 50년 근무하고 총장도 5번씩이나 했습니다. 오랜 동안 총장을 연임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요.

“체육회장이 제 삶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인대는 올해가 개교 60주년이라 큰 행사가 많습니다. 용인대 총장직은 금년 말까지만 하고 더할 생각이 없습니다. 총장을 무려 20년이나 한 것은 주위 구성원들이 잘 해준 덕분입니다. 그분들이 늘 고맙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을 늘 품고 베풀려는 게 인생 철학입니다. 내년부터는 체육회장직에만 혼신을 다해 집중할 생각입니다. 제가 그동안 받은 은혜를 봉사하면서 돌려줄 생각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스포츠 외교적인 면에서 능력을 의심하는 분이 많은데.

“훌륭하신 이연택, 박용성 전임 회장이 국제 스포츠계에 쌓아놓은 노하우와 인적 인프라를 최대한 물려받을 생각입니다. 그분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스포츠 국제 협력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갖춘 인사들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IOC 위원 등 국제 스포츠계 인물들과 꾸준한 접촉을 통해 스포츠협력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또한 스포츠 외교 인력을 양성하고, 종목별 국제대회 유치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협력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작정입니다.”

―체육회 부회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NOC가 IOC 위원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월에 IOC 집행위가 열리는데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국내에는 현재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문대성 선수위원 등 2명의 IOC 위원이 계십니다. IOC 위원의 선임은 전적으로 IOC가 결정합니다. 하지만 KOC 차원에서 도울 일이 생긴다면 적극 지원해야죠. 또 한 명의 IOC 위원이 탄생한다면 국가적 경사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얼마 전에 자크 로게 IOC 위원장에게 선처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보냈습니다. 잘 되리라 믿고 싶습니다.”

―‘체육수장’으로서 앞으로 4년 동안 가장 치중할 업무를 꼽으라면.

“4년 임기 동안 체력장을 부활시켜 대학입시에 꼭 반영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것만 제대로 하면 업적이라고 자부해도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청소년은 체력이 날로 저하되고 있어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체력장이 대학입시에 반영되지 않아 운동이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이지요. 체력장의 부활은 학생 체력은 물론 국가 체육을 증진하기 위한 좋은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학교체육이 활성화되면 학교폭력, 왕따와 같은 문제들도 완화시켜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에 문용린 서울시교육감도 만났습니다. 앞으로도 문화부, 교육부 등 정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체력장을 꼭 부활시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전임 회장 때에는 동·하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성적이 비교적 좋았습니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을 텐데요.

“향후 개최되는 주요 국제경기대회에서도 당연히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 드려야지요. 선수촌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외국의 유능한 지도자를 영입하는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내년 2월에 개최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대회에서 종합 7위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2014 아시아경기대회가 인천에서 열리는 만큼 종합 2위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까지 이어나가기 위해 현지 훈련캠프를 운영할 겁니다. 스포츠 G7 국가답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유도계의 대부로 불리는데 처음 유도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고향인 경북 포항중학교 시절 태권도와 럭비선수로 활약했습니다. 포항동지상고(현 동지고)에 진학해 집 근처의 한 사설 도장에서 친구 아버지로부터 처음 유도의 기본인 낙법을 익혔습니다.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1남6녀 중 외아들이 유도를 한다고 많은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제 뜻이 워낙 강해 부모님이 꺾지를 못했습니다. 유도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1961년 서울 소공동 대한유도학교에 입학했고, 처음에는 동기생 50명 가운데 실력은 하위권이었으나 피나는 노력으로 졸업할 때는 수석을 했습니다. 기량 역시 최고 수준이어서 학교에 조교로 남게 됐지요. 화물차 120대와 선박 회사를 운영하는 등 사업을 크게 하시던 아버님 덕분에 남들은 사카린 물을 마시며 운동했던 시절 저는 꿀물과 개소주를 먹고 운동했습니다. 그리고 1966년 태릉선수촌 1호 선수로 입촌해 훈련했습니다. 여러모로 복을 받은 셈이죠.”

―국제대회에서 성적은 어떠했는지요.

“1967년 대한유도학교 조교시절 도쿄 유니버시아드대회 93㎏ 이하급에서 일본계 브라질 선수와 프랑스 선수 등을 꺾고 결승에 올랐으나 일본 선수에 져 은메달을 땄습니다. 유일한 국제대회 메달입니다. 당시에는 A급 국가대표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나갔고, 2진급은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갔지요.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의 국기였던 유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나 4년 뒤 멕시코 올림픽에선 유도종목이 빠져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두주불사의 주량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요즘도 주력(酒力)이 좋으신지요. 그리고 아주 건강해 보이는데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남들로부터 쌩쌩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사실 건강하다고 자부합니다. 건강한 체력은 부모님이 주신 큰 선물 같습니다. 건강한 만큼 열심히 일할 겁니다. 나이가 들어서 걷기 외에는 이렇다 할 운동을 하지 못합니다. 술 실력은 아직도 소주 2∼3병 할 수 있는데 요즘에는 바쁘기도 하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이도 적지 않으니 가급적 술을 멀리 하려고 합니다.”

사진=이재문 기자

김정행 체육회장 약력

▲경북 포항 출생(1943년) ▲용인대 졸업 ▲1994년 2월 용인대 총장(현) ▲1997년 일본대학 이학박사 ▲1995∼2013년 2월 대한유도회장 ▲2006년 아시아유도연맹 회장 ▲2006년 세계유도연맹 부회장 ▲1995∼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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