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쌓이고 면역력 떨어질 때 걸려
초기 증상 발열·오한… 감기와 비슷
3∼10일 지나야 피부 반점·물집 생겨

◆스트레스 후 면역력 떨어질 때 걸릴 수 있어
대상포진의 원인은 2∼10세 아이들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조스터 바이러스다.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전 세계적으로 대상포진 발병률은 수두 경험자 5명 중 1명 꼴이다. 수두를 앓지 않았더라도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체리듬이 깨지기 쉬운 요즘 같은 환절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전신 권태감이나 발열, 오한 증세를 보이고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아프며 설사가 나기도 한다. 이 병의 특징인 피부 반점과 물집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물집이 있기 전엔 의사들조차 병을 확진하기가 어려워 실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가 오진 경험이 있을 정도다.
초기 증세가 감기나 신경통과 비슷해 얼른 병원으로 달려가기보다는 집에서 적당히 쉬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병원행을 미루는 일이 많다. 하지만 치료를 늦추면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청장년 환자는 비교적 통증이 약한 편이지만, 노인의 경우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평소 경험해 보지 않은 통증이 몸의 어느 한 쪽에만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신경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한 쪽으로만 나타난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다. 숨 쉬기가 곤란하고 근육통·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나타나고 보통 3∼10일 정도 지나면 피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가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 그러다 차츰 껍질이 딱딱해지다가 2주가 지나면 딱지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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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은 환절기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노인은 물론 과로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층에서도 발병한다. |
대상포진은 치료 시작이 늦어지면 ‘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릴 수 있다. 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수주나 수개월, 혹은 수년간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기력이 쇠약한 노인들이 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피부 발진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치료는 동통의 억제,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적인 세균감염 억제, 포진 후 신경통 등 합병증 예방과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이뤄진다. 아사클로비어·팜시클로비어·발라시클로비어 등의 항바이러스제 복용약 투여가 기본 치료법이다.
주사치료는 환자가 면역기능이 매우 떨어진 경우, 급성기에 48시간 이내 주사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대상포진에 나타나는 통증은 매우 심한 편으로, 적잖은 환자가 수면장애·피로·우울증을 호소하므로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도 사용한다.
치료 도중에는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고 목욕할 때는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닦아주어야 한다. 상처 치료에는 자극성 강한 반창고를 붙이기보다는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한다.

대상포진은 남에게 옮는 전염 질환이다. 수두에 비해서는 전염성이 낮지만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어린이, 노인 등과는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임신부, 수유부의 경우 치료법
임신부나 모유를 먹이는 여성이 대상포진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신부의 경우 항바이러스제와 진통제 사용이 어렵다. 태아가 감염될 염려는 거의 없지만 약물로 치료할 경우 탯줄을 통해 흘러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피부 물집에 대한 습포요법, 통증을 가라앉히는 레이저 시술이 적합하다. 무엇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수유를 하는 여성의 경우, 치료 약물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므로 치료하는 동안에는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가급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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