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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판타지에 푹 빠진 할리우드

입력 : 2013-03-07 22:26:14 수정 : 2013-03-07 22: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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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원작 ‘오즈의 마법사’ ‘잭과 콩나무’ 개봉
어른·아이 할 것없이 친숙한 이야기 장점
기술 발달로 스토리의 시각화 가능해져
소재 고갈 문제도 해결… 최근 인기
잭과 콩나무에서 오즈의 마법사까지 동화를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속속 극장에 걸리고 있다. 지난달 개봉해 약 27만명을 모은 ‘헨젤과 그레텔:마녀 사냥꾼’에 이어 이달부터 ‘잭 더 자이언트 킬러’가 거대한 콩나무를 스크린에 심고 있다. 7일에는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이 개봉해 관객을 회오리바람 저편의 세계로 유혹하고 있다. 동화는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할리우드에서 최근 몇 년 새 인기 콘텐츠로 대접받고 있다. 동화 자체가 오랜 세월 검증된 데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광범위하게 잡아 끄는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다.

7일 개봉한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달콤한 볼거리가 장점이다. 프랭크 바움이 1900년에 쓴 ‘오즈의 마법사’가 원작이다. 영화는 도로시가 오즈에 도착하기 한참 전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캔자스의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삼류 마술사 오즈는 토네이도에 휘말려 마법의 세계 ‘오즈’에 불시착한다. 이곳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위대한 마법사가 나쁜 마녀를 물리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오즈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이유로 위대한 마법사로 추앙받는다.

이 영화는 노란 벽돌 길과 에메랄드 성이 있는 동화 세계를 아기자기하고 환상적으로 구현했다. ‘아바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참여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로버트 스트롬버그가 미술을 맡았다. 이국적인 푸른 들판이나 보석 꽃밭 등 아름다운 풍경이 쉼없이 펼쳐진다. 오즈가 폭포수로 떨어질 때의 3D(3차원) 효과는 아찔하다. 도자기 소녀나 날개 달린 원숭이 같은 조연 캐릭터도 귀엽다. 폭력에 기대지 않고 악을 물리치는 자세 역시 이 영화의 미덕이다.

다만 이야기는 동화와 영화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겉돈다. 선인과 악인은 틀에서 찍어낸 듯 전형적이고 감정 흐름은 순진하다. 별다른 고민 없이 전개되던 이야기는 후반부에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오마주로 바뀌면서 깊이를 찾는다.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5일까지 관객 70만명을 모으며 순항 중이다. 동화책 삽화로 눈에 익은 굵은 콩나무 줄기가 영화에서 사실적으로 재해석됐다. 신분이 낮은 남성이 모험 끝에 공주와 맺어지는 내용이지만 유치하지 않게 풀어냈다.

할리우드에서는 2010년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점으로 화려한 시각효과와 함께 동화를 비틀고 재해석한 영화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이상한…’은 제작비의 5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뒤이어 빨간 모자, 백설공주 등을 새롭게 포장한 영화들이 나왔다. 이런 영화들은 성인 관객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신선한 이야기를 찾는 데 골머리를 앓는 할리우드는 동화의 재해석을 반기고 있다. 동화는 모두에게 친숙한 데다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동화의 골격을 유지한 채 앞뒤 이야기를 창조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면 관객의 흥미를 끄는 데 유리하다.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기존에도 있었으나 최근 두드러지는 특징은 시각효과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영화산업이 기술적으로 발전하면서 고전 동화의 판타지 세계를 시각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전에는 동화를 소재로 차용한 수준이었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작으로 시각적으로 화려해진 동화 원작의 영화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 평론가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애니메이션으로나 가능했던 세계를 실사로 보여줄 수 있기에 앞으로 동화의 영화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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